증시 풀죽어도… ‘죄악주’는 잘나가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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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증가 전망에
파라다이스-GKL 주가 상승

유럽 재정위기를 지켜보는 투자자들의 불안이 계속되면서 코스피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이른바 ‘죄악주(Sin Stock)’는 상승세를 보이며 선방하고 있다.

죄악주는 술, 담배를 판매하거나 카지노를 운영하는 등 사회적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기업의 주식을 부르는 증권가 용어다.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 GKL과 담배를 생산하는 KT&G 등이 주류 판매 기업과 함께 국내에서 대표적인 죄악주로 분류된다.

죄악주라는 이름과는 달리 주가만큼은 어떤 착한 기업보다 월등하다. 특히 외국인 전용 카지노 회사인 파라다이스의 주가는 2분기 들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27일에는 3.14% 하락했지만 4월 초 8000원대에 머물던 주식이 1만3000원대가 되는 등 2분기 들어서만 50%가량 뛰었다. 이에 따라 파라다이스의 시가총액 순위도 코스닥 상장사 중 17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주가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올해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일찍이 중국 VIP 마케팅에 힘써온 파라다이스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비중이 60% 이상일 정도로 중국 관광객에게 강하다. 늘어난 중국 관광객이 파라다이스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파라다이스에 따르면 4, 5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9%, 54% 늘었다.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의 주가도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1만7000원대였던 주가가 27일 2만2950원을 나타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올여름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모양새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6.6%씩 증가했고 카지노 이용객은 연평균 12.9%가량 늘었다”며 “외국인 관광객 증가 덕분에 올해 GKL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2.5% 늘어난 152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3월 말까지 7만 원대 초반에 머물던 KT&G의 주가도 27일 종가 기준 7만9300원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경제 환경이 불안해질수록 경기와 무관한 담배사업을 벌이는 KT&G의 ‘경기 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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