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풍요로운 삶, 행복한 삶을 실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과학기술이다.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기초·원천 과학기술의 선점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1999년 출범시켰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사업(이하 프런티어 사업)’이 그것. 생명기술(BT) 나노기술(NT) 환경기술(ET)에서 국가가 집중 개발할 분야를 선택하고, 선도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장기적인 국책 R&D사업이다.
지난 13년 동안 선정된 사업단은 모두 16개. 각기 연간 80억∼100억 원씩 모두 1조38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자 8500여 명이 참여해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열정을 쏟았다.
프런티어 사업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은 1만186건, 국내외로 특허 출원·등록된 기술은 1만1305건이다. 앞으로 한국을 먹여 살릴 기술의 씨앗인 셈이다.
실제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이 이를 통해 나왔다. 세계 최초의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추위와 가뭄 같은 악조건에서도 자라는 슈퍼 벼, 암과 당뇨·파킨슨병 등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원천기술, 이산화탄소 분리막, 국제표준 줄기세포 분화기술, 초전도선 제조기술 개발….
전문 평가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32기가 낸드플래시 기술과 이산화탄소 분리막 기술 등 대표적인 5개의 기술 가치만 해도 1조7000억 원을 웃돈다.
개발된 기초·원천기술(496건)은 이미 국내외 기업체로 이전돼 상용화됐거나 사업화 과정을 밟고 있다. 기술이전 계약금만 2103억 원에 이른다. 앞으로 매출과 연계된 러닝로열티를 감안하면 기술료 수입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프런티어 사업의 14개 사업단이 올해 종료된다. 나머지 2개는 2013년에 끝난다. 교과부는 우수한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대비해왔다. 2007년 설립된 ‘프런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를 통해 특허출원과 기술이전을 지원한다. 국내 기술거래 시장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과학자와 기업을 연결해주는 센터의 역할은 중요하다.
2010년부터는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에 착수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십수 년 뒤 세상을 바꿀 원천기술을 확보해 경제성장 엔진을 미리 만들겠다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프런티어 사업은 한국 과학기술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을 창출할 수 있었다”면서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을 통해서는 꿈의 미래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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