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코스피 2000선 회복… 이젠 박스권 벗어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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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깜짝실적 - 유로존 우려 감소 덕
‘스페인 불씨’ 여전… 낙폭과대株 집중을

미국발 훈풍에 코스피가 3거래일 만에 2,000 선을 회복했다.

18일 코스피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9.23포인트(0.97%) 오른 2,004.53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삼성전자는 7일 만에 3.52%(4만4000원) 급등해 다시 129만3000원까지 올라왔다. 이날 개인투자자들과 기관투자가들은 각각 763억 원, 523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외국인투자가들은 1391억 원을 순매도하며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피가 기지개를 켠 데는 미국발 호재의 영향이 컸다. 미국의 주요 기업이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을 발표한 데 힘입어 뉴욕 증시가 1.50% 이상 급등했다. 골드만삭스, 코카콜라, 존슨앤드존슨 등이 줄줄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를 녹였다. 야후의 1분기 순이익이 28% 증가하며 예상치를 웃돌았고 IBM도 선전하는 등 정보기술(IT)주도 ‘실적발표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스페인이 국채발행에 성공함에 따라 유로존의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가 감소한 것도 증시의 상승무드에 한몫했다. 스페인은 목표 30억 유로(약 4조5000억 원)보다 많은 31억8000만 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으며 1년물 국채에 대한 수요를 보여주는 응찰률이 2.9배를 보여 전달의 2.1배를 웃돌았다.

그렇다면 과연 증시는 박스권을 벗어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단기 국채입찰이 성공적으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발행금리가 이전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1년물 낙찰 금리는 2.62%, 1년6개월물은 3.11%까지 치솟아 지난달과 비교해 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 차장은 “코스피가 상승 추세에 재진입할지 주목되고 있다”라며 “어닝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본격 상승의 재시작이라는 관점보다는 박스권이 유지되고 있다는 데 의의를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분간은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지루한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스페인의 불씨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스페인이 빠르면 6개월∼1년 안에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자국의 구제금융 가능성을 여러 차례 일축했고 유럽연합(EU)도 스페인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으나 부동산시장 붕괴로 악성 대출을 떠안고 있는 스페인 은행권이 결국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손을 벌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대표는 “스페인이 유로존의 ‘암 종양’이 될 것”이라며 스페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그룹 이코노미스트도 “스페인 경제상황이 내일 당장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6개월이라는 기간 안에 유럽의 지원을 받아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섣부른 낙관론에 빠지기보다는 증시가 반등할 때 상승세를 탈 만한 실적이 호전된 낙폭 과대주를 골라내는 데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코스피#스페인#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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