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대형가전 직거래로 방문판매 1위 지키겠다”

  • 동아일보

매각 발표로 한동안 독자 생존의 길을 걸어야 하는 웅진코웨이가 ‘대형 가전제품 방문판매’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웅진코웨이는 이 사업을 기존의 침대 매트리스 관리, 정수기 제품군 확대와 더불어 올해 상반기(1∼6월)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매각 일정으로 당분간 신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수년간 지켜온 정수기와 비데 등 가전제품 분야의 국내 방문판매 1위 자리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웅진코웨이는 최근 대형 가전제품 직접 판매 사업에 정식 진출했다고 12일 밝혔다. ‘방판조직을 활용한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명칭의 이 사업은 미국 월풀의 양문형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한국의 룸바 로봇청소기, 이탈리아 드롱기의 에스프레소머신 등 국내외 유명 가전제품을 자사 방문판매원인 ‘코디’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카탈로그에 따르면 제품 판매가격은 시중 오프라인 매장보다 약 12∼15% 낮게 책정됐다. 약 250만 원인 월풀 양문형 냉장고는 210만 원에 판매하며 31만9000원인 월풀 전자레인지는 26만9000원, 79만 원대인 룸바 로봇 청소기는 74만8000원에 판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매각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새로운 사업 추진 계획은 변함이 없다”며 “대형 가전 방문판매도 이전부터 고려해온 것으로 상반기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는 현재 국내 방문판매 업계 중 최대 규모인 약 1만4000명의 코디와 330만 명의 비데, 정수기 렌털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코디가 직접 판매에 나서면 기존 5, 6단계의 유통구조가 제조사-웅진코웨이-소비자 등 3단계로 줄면서 일반 매장보다 싼 값에 판매할 수 있다. 또 고객과 매달 만나기 때문에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말부터 시범적으로 중소기업의 소형 가전을 판매하며 사업 성공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그동안 마땅한 판매망을 구축하지 못해 고전했던 외산 가전 브랜드도 웅진코웨이의 대형 가전 방판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 대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 및 하이마트와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웅진코웨이와 복잡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등 주력 제품군의 신상품 출시도 앞당길 예정이다. 정수기는 지난해 국내에서 65만 대가 팔렸고 올 1월에는 4만4000여 대를 팔아 1월 판매량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웅진코웨이는 4월 세계 최소형 냉온정수기, 데스크톱형 ‘스스로살균 얼음정수기’ 등을 내놓고 1위 자리를 굳힌다는 목표다.

또 지난해 11월 시작한 침대 매트리스 관리 사업도 최근 타사 제품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출시 3개월 만에 1만5000명이 가입하는 등 인기를 얻자 연말까지 고객 수를 20만 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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