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中 은행 “올해 1분기 성장 8% 턱걸이”

  • 동아일보

美석학들 “中경제 불확실” 빨간불 켜던 그날…
“30년 성공모델 더 통할지…” 美 경제학회 총회서 경고
美-EU 위기속 자본유출 가속… 제조업 밀집지역 부도 잇따라

“중국의 앞날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거대한 의문 덩이리다.”(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미국의 주요 경제학자들이 일제히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내에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 매체인 마켓워치는 7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 연례총회에 참석한 석학들이 중국 경제의 미래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을 지낸 서머스 전 장관은 “(중국 경제에) 앞으로 25년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있는 범위가 전보다 넓어졌다”고 말했다. 전망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중국 경제의 성장모델은 30년간 성공적이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는 “현재의 중국 경제 시스템이 내수 촉진 쪽으로 옮겨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의 이 같은 우려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위기 여파가 중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3분기(7∼9월) 성장률이 9.1%로 1분기(1∼3월)의 9.7%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작년 4분기(10∼12월) 성장률은 8.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 내 자본 유출이 계속되는 데다 취약한 금융시스템 때문에 제조업 밀집지역에서 사채시장발 부도가 잇따르고 있다.

참석자들은 중국 정부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선 금융부문의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졸릭 총재는 “소규모 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등 금융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미국에 대해서도 중국과 대립보다는 공생을 염두에 둔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졸릭 총재는 “현재 미중 간 무역 마찰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양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미국은 보복성 무역전쟁을 하기보다 중국 경제가 바뀔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게리 베커 시카고대 교수는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중국 때리기와 관련해 ‘큰 실수’라고 규정하고, “미국의 중·하류층이 사는 물건의 90%가 중국산 저가품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3대 은행인 자오퉁(交通)은행은 7일 ‘2012년 거시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1분기에 8%까지 하락한 뒤 점차 높아져 연간 기준으로는 8.5%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은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런민은행공작회의에서 “우리는 열악한 외부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계경제 둔화로 올해 중국 내 외국자본의 대량 유출이 예상된다”고도 말해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