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여의도 증권가 ‘초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9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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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에 北정세 불안 '엎친 데 덮친 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은 급격히 '초긴장' 상태로 빠져들었다.

19일 정오 무렵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긴급 타전되자 코스피는 1,790선에서 40포인트 가까이 급전직하해 장중 낙폭을 90포인트까지 확대했다. 불과 5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코스피는 1,750선까지 내주는 듯했으나 투자자들의 저가매수가 시작되면서 1,750.60에서 바닥을 치고 반등했다.

주가가 급락하자 여의도 증권가는 전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긴박하게 움직였다.

●혼란에 빠진 투자자…저가매수 절호기회 주장도 일부 투자자들은 유럽 재정위기로 주가의 발목이 묶인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까지 겹쳐 '엎친 데 덮친' 격이 되자 한숨을 내쉬었다.

한 투자자는 주식정보사이트 팍스넷에 올린 글에서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겹치다 못해 눈덩이같이 쌓이고 있다"고 탄식했고 다른 투자자는 "한반도가 불확실성의 격랑 속으로 밀려들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에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한 주가 폭락이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는 투자자들도 많았다.

한 투자자는 "김 위원장 사망으로 인한 투매는 절호의 매수 기회를 주고 있다. 전쟁이 발발하면 어차피 현금도 무용지물이다"라며 매수를 부추겼다.

북한의 향후 행로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대응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투자자는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는 김정일이 실질 권력이었지만 지금의 김정은은 너무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방위산업 관련주가 유망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라면이나 생수 사재기에 대비해 관련 업체 주식을 매수하라고 부추기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김 위원장의 사망 발표 전 북한 매체들이 '특별 방송'을 예고했을 때부터 투자자들은 북한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북한이 핵 포기 선언을 하거나 대미 관계 대폭 개선 의지를 천명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가 하면 김 위원장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돌았다.

●증권업계·금융당국도 '비상' '증권맨'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증권사 직원들은 점심을 먹으려는 순간 스마트폰 등으로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속보로 전해지자 수저를 내려놓고 황급히 일터로 돌아갔다.

특히 영업직원들에게는 투자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고객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투자지침을 내놓아야 하는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도 대부분 점심을 걸러야 했다.

증권사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식사하러 나간 애널리스트들을 긴급 소집해 비상회의를 열고 사태 분석에 들어갔다.

삼성증권은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연평해전, 핵실험 등 과거 북한 관련 급변 사태들이 주가에 미친 영향을 발빠르게 분석하고 이를 영업직원들과 언론사들에 배포했다.

과거 급변 사태가 단기 악재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는 점으로 미뤄 이번 주가 폭락을 조심스러운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좋을 수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금융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금융시장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도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 직후 비상점검회의를 소집해 이날 오후 2시부터 비상운영체제로 들어가기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 감시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시장운영을 위한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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