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 ING생명 FC “화교는 한번 인연 맺으면 평생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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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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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ING생명 FC는 “외국인 이주자들이 보험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며 “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려면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ING생명 제공
이현숙 ING생명 FC는 “외국인 이주자들이 보험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며 “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려면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ING생명 제공
“허례허식을 모르는 알부자 화교 고객 덕분에 보험설계사로도 성공하고 검소한 생활 습관도 생겼어요.” 자신의 전체 고객 중 30%가 넘는 100여 명이 화교 고객인 ‘보험업계의 화교 전문 설계사(FC)’ 이현숙 ING생명 FC의 말이다. 이 FC는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화교 고객들은 처음 만났을 때는 마음을 잘 열지 않지만 한 번 인연을 맺으면 보험 계약 해지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결같은 신뢰를 보내준다”고 밝혔다.

이 FC는 1978년 서울 영란여상을 졸업하고 제일은행에 입사했다. 결혼과 출산으로 1986년 제일은행을 퇴직하고 몇 년 후 계약직으로 재입사했지만 계약직이라는 신분의 불안함 때문에 2002년 9월 FC로 변신했다. 보험 영업을 몰라 막막해하던 그에게 다가온 사람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제일은행 명동 지점에서 근무할 때 만났던 한 화교 여성이었다. 첫 화교 고객이 된 이 중년 여성은 이후 여러 명의 화교 고객을 소개해주면서 이 FC가 화교 전문 설계사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어머니의 권위가 강력한 화교 가정에서는 어머니가 나머지 가족의 보험 가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의 화교 고객도 대부분 4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의 여성이다. 여러 보험회사를 통해 1, 2개의 보험에 가입하는 한국 고객과 달리 화교 고객은 한 번 인연을 맺으면 5, 6개의 보험에 동시 가입하는 등 ‘몰아주기’가 일반화돼 영업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무교동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한 화교 여성은 소액의 종신보험 하나를 가입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을 들여 고민하더군요. 하지만 타지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어려움, 자녀 교육 문제 등 그분의 내밀한 얘기를 성심성의껏 들어주자 10개가 넘는 보험에 가입했어요. 이분이 납부하는 보험 금액만 매년 수천만 원에 이른답니다.”

화교 고객들의 검소하고 성실한 생활습관도 큰 교훈을 줬다. 수십억 원의 재산이 있는데도 좁은 집에서 별다른 가구 없이 사는 화교 고객들을 통해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게 됐다는 것이다. 이 FC는 “화교들은 한국 사람들이 빚을 내 넓은 집, 좋은 차, 명품 가방을 사려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한 화교 고객이 ‘대출이 1원이라도 있으면 두 다리를 뻗고 잠을 못 자는데 한국 사람들이 몇억 원씩 척척 빚을 내는 게 신기하다’고 했을 때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털어놨다. 최근 유아교육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그의 딸이 유치원 교사에서 보험설계사로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이 FC는 “딸이 ‘엄마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할 때 무척 뿌듯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설계사로 활동해 보험업계 최초의 모녀 설계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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