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KFC 결국… 지역-매장별로 제품가격 차등화 나서

  • 동아일보

임차료 급등에 20년 단일가격제 포기

맥도널드와 함께 중국의 패스트푸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KFC가 가파른 물가상승 압력에 끝내 두 손을 들었다. 31일 경제 전문 매체인 첸룽차이푸에 따르면 KFC는 1987년 중국 진출 이후 20여 년간 고수해온 단일가격제를 포기하고 지역별, 매장별로 제품 가격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KFC가 차등가격제를 도입하기로 한 직접적인 이유는 임차료 때문. 현재 중국 전역에 2500여 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데 갈수록 뛰는 임차료 때문에 원가 부담이 너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는 내륙보다 임차료 상승 폭이 큰데도 가격은 똑같이 받다 보니 수익을 맞추기 어렵다. 이에 따라 KFC는 대도시 지역의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가격 상승 폭을 분석한 뒤 그에 맞춰 적정한 수준으로 값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KFC의 주력 상품인 닭튀김에 들어가는 닭고기 값도 올해 2월 이후 15%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KFC는 이미 연초에 단품 가격을 0.5∼1위안씩 올렸으며 9월에는 치킨버거와 콩국을 묶은 세트메뉴 가격을 1위안씩 인상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따라서 이번 차등가격제 도입은 원가 상승 압박을 최대한 반영하되 소비자들의 비판은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6.1% 오르는 등 올해 정부의 물가상승 억제 폭인 4%를 훌쩍 뛰어 넘었다.

KFC의 모기업인 윰브랜즈는 중국에서 그룹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윰브랜즈는 핵심 사업장을 미국 본토에서 중국으로 점차 이전하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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