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루이뷔통의 세계 4대 시장… 인천공항점은 亞시장 잇는 연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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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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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뷔통 사상 첫 ‘공항 내 면세점’ 개장한 카르셀 회장

인천공항점 오픈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이브 카르셀 루이뷔통 회장은 “인천공항점이 매장 규모와 고급스러운 쇼핑 환경등을 갖춰 입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루이뷔통코리아 제공
인천공항점 오픈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이브 카르셀 루이뷔통 회장은 “인천공항점이 매장 규모와 고급스러운 쇼핑 환경등을 갖춰 입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루이뷔통코리아 제공
글로벌 명품 패션업계에서 매출 1위를 자랑하는 프랑스 브랜드 ‘루이뷔통’이 157년 역사상 처음으로 공항 내 면세점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었다. 이브 카르셀 루이뷔통 회장은 추석 연휴가 시작된 10일 오후 열린 개장식에서 “한국은 루이뷔통의 매출 규모로 보면 세계 4위에 해당하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인천공항 매장은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 고객을 잇는 연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장밥티스트 드뱅 루이뷔통 아시아퍼시픽 사장도 참석했다. ‘올 블랙’ 패션에 깃털장식이 달린 루이뷔통 클러치로 격식을 갖춘 이부진 사장은 이날 시종일관 미소를 띤 채 매장을 둘러봤으나 매장과 관련된 공식적인 코멘트는 하지 않았다.

1854년 설립돼 다양한 여행가방을 소개해 온 루이뷔통은 여행을 브랜드 DNA의 주요 요소로 삼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명품에 걸맞은 쇼핑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에 매장 위치와 수수료율 등 인천공항공사와 호텔신라가 제시한 조건에 만족해 최초 입점을 결정했다.

카르셀 회장은 루이뷔통 유치를 둘러싸고 국내 면세점업계와 명품업계에서 여러 말이 나왔던 점을 의식한 듯 “새로운 스탠더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극복한) 호텔신라와 인천공항공사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이뷔통 유치를 놓고 이부진 사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딸인 신영자 롯데면세점 사장이 자존심을 건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롯데면세점 측은 유치에 실패한 뒤 올 초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루이뷔통 매장 계약체결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당하기도 했다.

27, 28번 게이트 중앙에 550m²(약 166평) 규모로 조성된 루이뷔통 매장에는 10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공항 면세점이라는 특성상 이 매장에서는 일대일 서비스를 위해 매장 밖에 줄을 세우는 루이뷔통의 대기 정책이 변형된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됐다. 10일 오후 5시 일반 고객들에게 공개된 루이뷔통 매장에는 번호표가 등장했다. 보안 문제 등으로 공항 내에서 매장 밖에 줄을 세우는 것이 어렵게 되자 일단 옆 라운지에 대기하다가 전광판을 보고 자기 차례에 입장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한편 테이프 커팅이 끝난 뒤 약 10분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루이뷔통이 사회 공헌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르셀 회장과 드뱅 사장은 “루이뷔통은 2010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SOS 어린이마을’을 통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곧 한국에서도 이 같은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인천공항 매출 年 1000억 증가 예상” ▼

루이뷔통코리아 측은 이달에 대구, 전남 순천, 서울에서 도서관 건립 등을 추진하는 한편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루이뷔통 매장 입점으로 공항 내 타 매장들도 연간 약 200억 원의 반사 이익을 얻어 인천공항의 매출이 연 1000억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 두바이에 이어 2위였던 면세점 매출 순위가 올해는 1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호텔신라 역시 루이뷔통의 입점을 계기로 향후 ‘바잉 파워’가 눈에 띄게 올라갈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에 자존심이 강한 명품업계의 특성상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구치는 루이뷔통에만 파격적인 위치와 수수료율을 제공한 데 불만을 품고 올 6월 인천공항 신라면세점에서 매장을 철수했다.

인천=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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