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식 기부”… 中企에 ‘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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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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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용 리더십 전략 등 담겨
2년간 10만곳에 무료 지원… 400억 상당 경제기부 효과

중소기업을 포함한 사회 각계와의 ‘소통’에 나선 삼성이 ‘지식기부’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생 방안을 내놓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부터 “소통과 변화에 대한 사회의 니즈(needs)를 읽으라”고 강하게 주문하면서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 사회공헌 방식을 궁리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7일 이 연구소가 만드는 유료 동영상 교육 콘텐츠인 ‘세리프로(SERIPRO·www.seripro.org)’를 중소기업에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하는 중소기업으로 1년에 5만 곳씩, 2년간 총 10만 곳에 지원한다. 세리프로를 이용하기 위한 연 회비가 1인당 4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400억 원 상당의 경제적 기부효과가 있는 셈이다.

세리프로는 기업의 중추인 임원들을 위해 경영 트렌드와 비즈니스 기술, 리더십 전략 등을 전하는 인터넷 기반 멀티미디어 지식서비스다. 수준 높은 문화와 건강 관련 콘텐츠도 많다. 삼성경제연구소 소속 연구원들과 분야별 외부 전문가들이 최신 지식을 주제당 5∼6분의 동영상 강의로 만들어 제공한다. 다양한 분야의 강의가 매일 3개씩 새로 제공돼 지금까지 약 3000개의 강의가 누적돼 있다. 주요 강의는 ‘금융위기 이후의 세상’ ‘마케팅 에센셜’ ‘경영의 구루’ ‘협상의 기술’ 등 실전경영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컴퓨터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도 볼 수 있어 접근성도 높다. 현재 20여 개 삼성 계열사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소·중견기업 200여 곳이 유료로 이용하고 있다.

정 소장은 “요즘 경제계의 화두가 상생경영인데 단순한 물적 지원이 아니라 학습기회를 제공해 지식을 나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학습기회를 얻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세리프로를 무상 지원하기로 한 것은 예산이 부족하고 마땅한 교육프로그램도 없는 중소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는 물론이고 중간간부들의 역량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다른 경제단체나 기업이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이 간간이 열리지만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보험을 통한 중소기업의 직업능력개발 프로그램 참여율은 2009년 기준으로 27.2%에 그쳐 대기업의 115.1%와 큰 차이가 난다. 고용보험료 100만 원을 냈을 때 대기업은 115만 원어치의 교육을 받는 반면 중소기업은 27만 원어치의 혜택밖에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참여율이 낮아 근로자 50∼300명 사업장은 46.1%, 50인 미만 사업장은 18.7%에 그쳤다.

세리프로를 무료로 이용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은 19일부터 중기중앙회 홈페이지나 지역본부에 신청하면 심사 및 선발 과정을 거쳐 올해 10월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삼성은 4월 삼성경제연구소 산하에 태스크포스 형태의 ‘사회공헌연구실’을 만들어 박사급 연구인력들이 사회공헌 형식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매년 거액을 들여 사회공헌과 사회봉사활동을 하지만 삼성을 대표할 만한 시스템이 없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며 “선진국의 사회공헌시스템을 연구하는 한편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그룹 내 사회공헌기능을 체계적으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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