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탭 유럽판매 재개]“천하의 애플이 소송? 갤럭시탭이 그렇게 좋나” 깜짝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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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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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금 유지 獨 쾰른 번화가 ‘호에슈트라세’ 매장 르포

기자가 들른 쾰른역 인근의 자투른 매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패드 옆에 삼성전자의 스마
트폰들이 전시돼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탭10.1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독일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쾰른=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기자가 들른 쾰른역 인근의 자투른 매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패드 옆에 삼성전자의 스마 트폰들이 전시돼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탭10.1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독일 소비자들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쾰른=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독일 쾰른의 호에슈트라세는 서울의 명동에 해당한다. 16일(현지 시간) 오후 5시 이곳을 찾았다. 쇼핑몰이 즐비했고 거리 곳곳에는 다양한 전자제품 매장이 첨단 정보기술(IT) 기기를 전시한 쇼윈도를 뽐냈다. 하지만 이곳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10.1’은 찾을 수 없었다.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은 9일 삼성전자의 갤럭시탭10.1의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를 제외한 유럽 전역에서 갤럭시탭10.1의 판매가 금지됐다. 유럽 다른 지역에 대한 판매금지 제한은 관할권 논란이 벌어지면서 16일 풀렸지만 독일에선 여전히 갤럭시탭 판매가 금지됐다. 쾰른은 인구 100만 명의 대도시로 뒤셀도르프에서 차로 30분밖에 안 걸린다.

삼성전자는 “통신사나 소매상이 가처분 결정 이전에 구입한 갤럭시탭10.1은 자체적으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갤럭시탭10.1 판매에는 별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갤럭시탭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곳곳에서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갤럭시탭10.1이 ‘애플 아이패드의 맞상대’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의 가처분소송이 화제를 모으면서 갑자기 갤럭시탭10.1을 찾는 독일 소비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퀼른의 전자제품 매장과 통신사 대리점마다 직원들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재고가 없다”거나 “약간 남았지만 팔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호에슈트라세의 ‘콩스타’ 대리점에 들어가 직원에게 갤럭시탭10.1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직원은 “현재 가진 물량이 없다”며 “아쉬운 대로 구형모델(7인치 갤럭시탭)을 사는 것이 어떠냐”고 되물었다.

그 옆의 다른 매장인 베이스에서는 재고가 있는데도 판매하지 않았다. 매장 직원은 “일주일 전에 제품을 들여와 재고가 있긴 하다”면서도 “팔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와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 전역에 퍼져 있는 글로벌 통신사 보다폰 대리점에서도 갤럭시탭10.1은 보이지 않았다. 이 매장 직원은 “약 2주 전에 4개를 들여와 팔았지만 그 뒤로는 법원 판결이 나와서 제품을 더 들여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신사보다 더 많이 물건을 들여오는 전자제품 전문유통체인점 메디아마르크트에도 가봤다. 한국의 ‘하이마트’처럼 각종 전자제품을 모아놓은 곳이다. 하지만 갤럭시탭10.1은 지난주에 10개를 들여온 뒤 9개가 팔려 단 한 개만 진열대에 남아 있었다. 직원은 “창고에 여분이 없어 팔 수 없다”며 “아이패드는 매주 40개 이상 팔고 있다”고 말했다. 쾰른역 인근의 전자제품 체인점 자투른 매장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전역의 자투른 매장 가운데 가장 큰 점포였지만 갤럭시탭10.1을 받아보지도 못했다.

이렇게 갤럭시탭10.1은 독일에서 ‘사지는 못하지만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품’으로 유명해지고 있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번 독일 법원의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과 관련해 “애플의 가처분 신청과 독일 법원의 판매금지 결정이 오히려 ‘금지된 것’에 대한 열망을 자극해 갤럭시탭의 인기를 높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아이패드의 인기가 대단하지만 이번 소송 덕분에 삼성전자의 갤럭시탭10.1이 ‘유일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제품’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는 해석이었다.

쾰른=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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