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 농사로 30% 이익… 제조업보다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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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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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CEO출신 함승종 씨 귀농 6년만에 年 12억 매출

블루베리로 인생 2막을 연 중견기업 최고 경영자 출신 함승종 씨. 함승종 씨 제공
블루베리로 인생 2막을 연 중견기업 최고 경영자 출신 함승종 씨. 함승종 씨 제공
충남 천안에서 블루베리 농장을 경영하는 함승종 씨(61)는 한때 국내에서 잘나가는 중견기업의 최고경영자(CEO)였다. 문구회사 바른손팬시, 침구회사 이브자리의 계열사인 코디센 대표를 지낸 함 씨는 2003년 CE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귀농(歸農)을 결심했다.

어린 시절을 도시에서 보내 텃밭에 상추조차 심어본 적 없는 함 씨가 주위에 귀농 의사를 밝혔을 때 ‘돈 없애지 말고 등산이나 다니라’란 핀잔도 들었다. 하지만 함 씨는 “경영자로서 여러 산업을 살펴보니 농업만큼 수익이 높은 산업이 없었다”며 “단지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농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귀농을 결심한 함 씨가 제일 먼저 한 것은 농업 선진국인 미국과 캐나다, 일본에 대한 시장조사였다. 함 씨는 블루베리가 전 세계에서 100g당 가장 비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미국 뉴저지의 한 교포에게서 묘목을 들여와 2005년 천안 농장에 3년생 묘목을 심었지만 출발이 순탄치 않았다. 농사 경험이 없었던 탓에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고 쓰디쓴 좌절도 겪었다. 하지만 블루베리의 수확이 시작된 2007년부터 사업이 차츰 안정을 찾아가 2009년 약 25t의 블루베리를 수확하는 데 성공하면서 본궤도에 진입했다.

요즘 함 씨가 블루베리 수확으로 버는 돈은 연간 12억 원, 순이익률도 30%대다. 2007년 첫 수확 당시 블루베리 소매가격은 kg당 2만5000원이었지만 요즘은 블루베리를 찾는 수요가 늘어 kg당 4만 원을 받는다. 그는 “제조업에서 20%의 영업 순이익률을 내기도 어려운데 30%의 이익을 냈으니 괜찮은 것 아니냐”라면서 “요즘 블루베리가 식초와 잼, 와인, 소스, 꿀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돼 나오기 때문에 갈수록 블루베리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사 규모가 커지면서 아예 바른손팬시에서 같이 일하던 임원 4명과 의기투합해 농업법인 ‘블루베리코리아’도 세웠다.

함 씨가 올해 노지에서 처음 수확한 블루베리 3t은 23일부터 이마트에서 200g당 7800원에 팔릴 예정이다. 서울 가락농수산물시장 도매가격보다 20% 싼 가격이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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