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각종 영양소의 균형을 맞춘 ‘신라면 BLACK’(사진)을 선보였다. 농심은 “올해 신라면 탄생 25주년을 맞아 얼큰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영양성분을 강화한 신라면 BLACK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과거 끼니를 대신하며 ‘서민 먹을거리’의 대명사가 된 라면이 어느새 영양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신라면 BLACK의 우골(牛骨)수프는 소뼈를 고온에서 고아낸 후 진액을 추출해 만들었다. 건더기수프에는 마늘 우거지 배추 표고버섯 등이 들어 있다. 신라면 BLACK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균형을 62% 대 28% 대 10%의 비율로 맞췄다. 박수현 농심 R&BD 총괄전무는 “일본 닛신(日靑)식품 중앙연구소가 2006년 열린 세계라면총회에서 이상적인 영양균형 비율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60% 대 27% 대 13%라고 밝혔는데 신라면 BLACK은 이를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 라면이 등장한 것은 1963년 삼양식품이 ‘삼양라면’을 처음 생산하면서부터다. 배고픈 시절 라면은 서민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던 음식이었다. 당시 일본의 라면 무게가 80g에 그쳤던 데 비해 한국 라면이 120g나 됐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정부의 혼·분식 장려정책과도 맞물려 라면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1969년에는 삼양식품이 베트남에 라면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각 기업은 미국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유럽 각국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1977년 600억 원 규모였던 국내 라면시장은 1987년 3300억 원 규모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조9000억 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라면은 33억 개에 이른다. 브랜드만 200여 개나 돼 이름조차 낯선 것도 많다. 올해는 규모가 2조 원이 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으로 라면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라면시장은 선두주자인 삼양식품이 굴지의 1위였지만 ‘너구리’ ‘안성탕면’ 등을 내세운 농심이 1985년 1위에 오른 뒤 27년째 ‘왕좌’를 지키고 있다. 1986년에 등장한 신라면은 농심이 확고한 1위 자리를 굳히는 데 기여했다. 신라면은 지난해 3700억 원어치나 판매되는 등 단일 라면 브랜드로는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90년 이후 라면은 재료가 한층 풍성해지고 건강을 고려한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리곰탕면’ ‘채식주의 순’ ‘농심 감자면’(이상 농심)을 비롯해 ‘안 튀긴 면’ ‘건강을 위한 장수면’(이상 삼양식품), ‘백세카레면’(오뚜기)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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