乙인 인 中企가 꼭 알아야 할 생존수칙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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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매출 비중의 60% 이상을 하나의 기업에 다걸기(올인)하지 마라.’

10년 동안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단속하고 시정하는 업무를 맡았던 공정거래위원회 현직 과장이 중소기업에 던지는 ‘생존지침서’ 가운데 일부다. 이경만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최근 펴낸 ‘젊은 사장이 꼭 알아야 할 거래의 7가지 함정’에서 현장을 방문한 뒤 듣고 목격한 내용을 바탕으로 을(乙)인 중소기업이 갑(甲)인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꼭 알아둬야 할 안전수칙 7가지를 제시했다.

이 과장이 지적한 첫 번째 안전수칙은 ‘전속거래’다. 유통 대기업은 중소기업 제품이 잘나가면 대개 전속계약이라는 ‘달콤한 미끼’를 던지는데, 중소기업이 여기에 일단 물리면 점차 예속돼 협상력은 떨어지고 나중엔 아예 판로 확장이 막혀 갑에게 끌려 다니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에 거래를 위한 필수 정보로 원천기술 도면이나 디지털 자료를 요구하는데 중소기업이 이에 응했다가는 기술 자체를 통째로 뺏길 수 있다. 또 수년 동안 투자한 직원들을 대기업에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충분한 보수뿐만 아니라 임직원을 인간적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대기업의 납품가 인하 요구에 아무 대책 없이 굴복만 한다면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 대기업의 구매처 교체,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진출을 통한 시장잠식, 입찰경쟁 등에 대처하는 중소기업 전략을 소개했다.

이 과장은 또 비즈니스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부의 지원정책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지만 정부만 바라보기보다는 중소기업이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저자는 15년간 창업을 준비한 사람과 트럭 1대분의 창업 자료를 준비한 사람의 사례를 거론하며,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선 오랜 시간 준비한 뒤 치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적합한 사람을 찾은 뒤에 비즈니스 정글에 뛰어들 것을 주문했다.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참본의 창업주 이영순 씨,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까르띠에의 버나드 포나스 회장 등의 사례를 들며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선택해 집중하는 ‘DNA 전략’이 중소기업에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한 4가지 전략으로 △자신만의 유통모델을 갖출 것 △해외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것을 검토할 것 △핵심기술을 보유할 것 △작은 시장이더라도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모델을 찾을 것을 제시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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