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김창근 SK 상생경영위원장 “상생은 시혜도구 아닌 기업 생존의 필수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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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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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와 기술 융합… 지난해 355억원 절감

김창근 SK 상생경영위원장
김창근 SK 상생경영위원장
SK그룹은 2006년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협력업체 직원의 교육을 담당하는 ‘상생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 잡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의도에서다. 협력업체에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상생 펀드’도 만들었다.

체계적인 상생 시스템을 구축한 SK는 지난 5년의 성과와 앞날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SK 상생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창근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은 “상생은 더 이상 대기업의 사회공헌 도구가 아니다”라며 “대기업의 성과 창출과 직원 동기 부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상생 경영이 대기업의 성과 창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고 보나.

“아무리 큰 회사라도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판매 등을 다 자사 직원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 조직이 커지면 관리해야 할 위험도 늘어난다. 기업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자사의 장점을 강조하는 것보다 약점을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 이때 협력업체의 도움이 절실하다. 진정한 혁신은 이제껏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 기존 기술을 새롭게 조합할 때 탄생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운신의 폭이 넓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자본과 조직을 갖춘 대기업은 혁신 기술을 사업화하는 능력이 앞선다. 양자의 장점을 적절히 결합할 줄 아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상생 경영의 구체적 성과는….

“지난해 SK텔레콤은 쏠리테크 등 7개 협력업체와 손잡고 고효율 대용량 중계기를 개발했다. 협력업체들은 2010년 상반기에만 350여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SK텔레콤도 장비 운용비 절감 등으로 355억 원을 아꼈다. 협력업체의 혁신은 결국 우리의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잘 보여준 사례다.”

―상생 경영 추진 시 조직 내부의 반발은 없었나.

“직원들에게 태어날 때부터 대기업은 없다고 강조한다. 실제 SK도 1970년대까지는 자금과 조직력이 부족한 전형적인 중소기업이었다. 상생을 통해 우리가 더 많이 배운다. 나이가 일흔이 넘은 한 협력업체 사장이 ‘죽기 전에 회사를 SK처럼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실현 여부를 떠나 이런 포부와 야망이 없다면 한 조직의 리더가 될 수 없다. 능력은 뛰어나지만 야성과 도전 의지는 부족한 대기업 직원들이 많다. 우리 직원들이 그런 자세를 배웠으면 한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6호(2011년 3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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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잡스의 핵심 경쟁력 비교 분석

▼ 통찰모형 스핑클


20세기 대표적 서양화가이자 조각가인 파블로 피카소(사진). 그는 예술을 표현할 때 언제나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그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입체주의 미술 양식도 2차원의 평면에 3차원을 표현하고자 한 혁신적 시도의 결과물이다. 피카소는 또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미술 소재를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고, 아직 만나보지 않은 소재들 간의 결합을 추구했다. 이런 그의 천착 끝에 탄생한 게 바로 ‘콜라주’ 기법이다. 콜라주는 그동안 물감만 사용되던 캔버스에 피카소가 신문지나 모래, 헝겊, 벽지 등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탄생했다. 피카소의 이런 시도에 당시 미술계는 발칵 뒤집혔다. 어떻게 캔버스에 물감이 아닌 천이나 모래, 벽지 등을 붙여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콜라주는 1960년대를 거치면서 팝 아트의 주요 형태로 성장하게 된다. 콜라주의 탄생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는 21세기 정보기술(IT) 창조자의 대명사라 불리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 아이폰 등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혁신적 제품들을 계속해서 내놓는 비결과 일맥상통한다. 신병철 WIT 대표가 통찰에 이르는 비결을 파블로 피카소와 스티브 잡스의 핵심 경쟁력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설명했다.



혁신과 시스템의 진화는 모순 극복이 출발점

▼ TRIZ 컨설팅


트리즈(TRIZ) 컨설턴트 A 씨는 핵심 공정에 문제를 겪고 있는 고객사의 엔지니어로부터 다음과 같은 고민을 들었다. “액체가 파이프를 통해 이동하는데 중간에 자꾸 굳어 후공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시스템 전체 효율이 50% 이하로 떨어집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액체 성분은 절대 바뀌면 안 되고 온도나 압력도 변하면 안 됩니다. 파이프 속에 먼지 하나 들어가도 안 되고요. 바깥에 히터를 설치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는데 공간이 좁아 불가능합니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액체를 굳지 않게 해야 합니다. 아, 그런데 액체 성분은 극비 사항이라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공되는 정보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두서없이 말하는 고객사 직원의 설명을 들었을 때, 숙련된 트리즈 컨설턴트라면 트리즈의 문제 형식화 기법인 ‘기술적 모순(technical contradiction) 정의’에 따라 문제의 핵심만 짚어 다음과 같이 명료하게 정리해 낸다. “파이프 주변에 히터를 설치하면 액체의 이동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히터를 설치할 공간이 좁아 주변이 복잡해진다.” 창조적 문제 해결 이론인 트리즈의 기본 관점은 ‘혁신과 시스템의 진화는 모순을 극복할 때 일어난다’는 것이다. 모순을 간파해 통찰에 이르는 트리즈의 방법론을 소개한다.



아웃소싱에 치우치면 어떤 결과가 올까?

▼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비즈니스 분해(business disaggregation)를 최고의 경영 기법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실제 많은 관리자는 가치사슬을 분리하고 중요한 활동과 기능을 외부 공급업자에게 넘기는 아웃소싱에 주력하고 있다. 1990년대에 IBM 같은 기업들이 제조뿐 아니라 설계 활동까지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트렌드는 점차 두드러졌다. 보잉 같은 기업들마저 혁신 활동을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아웃소싱 트렌드는 정점에 달했다. 하지만 이렇게 끝없는 아웃소싱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잠깐 멈춰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부 공급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해 많은 통제권을 넘겨주는 게 항상 옳은 것일까? 아웃소싱에 관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해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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