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금융권에서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KB금융지주다. 다른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지배구조 불안, 인수합병(M&A) 진행, 민영화 지연 등의 이유로 주춤할 때 KB금융은 지난해 어윤대 회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등 신임 경영진을 확정하고 신규 수익원 창출과 미래 고객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KB금융의 가장 큰 화두는 대기업금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국민은행 내 대기업금융그룹을 신설하고 기업금융전문가인 이찬근 하나IB증권 사장을 담당 부행장으로 영입했다. 대기업금융그룹 안에 기업고객 전문가로 꾸려진 대기업·기관영업본부, 상품 전문가로 구성한 투자금융본부를 두는 등 전문성도 높이고 있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단순히 대출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재래식 전략에서 벗어나 여신, 수신, 외환 등 기업이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구상이다. 어윤대 회장도 직접 영업 현장에 나서서 대기업 유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어 회장은 최근 15대 대기업 총수들과의 잇따른 면담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실제로 일부 기업과는 신규로 외환거래 영업의 물꼬를 트는 가시적 성과도 도출했다.
‘KB 히든스타 500’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영업을 강화하는 것도 KB금융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 중 하나다. 국민은행은 이달 중 제품 및 기술경쟁력이 우수하고 세계 시장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에 대해선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KB금융 및 국민은행은 지난달 20일 숙명여대와 이화여대에 각각 ‘樂스타 숙명눈꽃 Zone’과 ‘樂스타 이화배꽃 Zone’을 개점했다. ‘樂스타 Zone’은 대학생을 상대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지점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미래형 점포다. 대학생들은 이 공간에서 세미나, 영화 및 음악 감상 등을 할 수 있으며 지점 직원들과 SNS로 대화하며 새로운 금융 소식들을 접할 수 있다. 어 회장은 개점식에서 “젊은이들이 편하고 쉽게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라며 “미래 고객인 대학생 등 젊은층의 눈높이에 맞춰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은 은행과 비(非)은행 부문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국민은행에서 카드사업 부문을 떼어내 KB국민카드를 출범했다. 이와 함께 KB투자증권과 KB선물의 합병, KB생명의 판매 채널 다변화, KB자산운용의 상품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비(非)은행 계열사의 이익 창출 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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