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뜸하던 노트북 신제품 발표회 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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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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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사업, 마진 적지만 안정적 수익”

삼성전자가 24일 노트북 ‘센스 시리즈9’ 제품발표회를 가졌다. 이 제품은 첨단 항공기 소재 두랄루민을 적용해 얇고 가벼우면서 성능도 뛰어나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4일 노트북 ‘센스 시리즈9’ 제품발표회를 가졌다. 이 제품은 첨단 항공기 소재 두랄루민을 적용해 얇고 가벼우면서 성능도 뛰어나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노트북 PC로서 갖출 건 모두 갖췄다. 16.3mm로 얇고 1.31kg으로 가볍다. 배터리 수명은 7시간이 넘고 부팅에 걸리는 시간은 단 15초에 지나지 않는다. 겉은 ‘두랄루민’이라는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도 두 배 견고한 항공기 소재로 만들어졌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때부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삼성전자의 ‘센스 시리즈9’ 노트북 PC는 성능과 휴대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비싼 가격이 흠


삼성전자는 24일 이 노트북 PC 발표회를 열고 PC 사업 강화 방침을 밝혔다. IT솔루션사업부 남성우 부사장은 “작년에 노트북 PC 1000만 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다양한 프리미엄 모델 라인업 확대와 고객중심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프리미엄 PC 브랜드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TV와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회는 매년 열지만 노트북 PC 신제품 발표회를 여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이 제품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이 제품은 기획 단계부터 삼성전자의 기술과 신뢰를 바탕으로 전혀 새로운 노트북 PC를 만들려고 했다는 설명이다. 기획파트, 마케팅 부서, 디자인, 개발팀까지 모두 모여 합숙을 하며 기획 및 개발이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두랄루민이라는 소재를 채용하게 됐고 종이를 반으로 접은 듯한 느낌의 디자인도 나왔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249만 원으로 요즘 주로 팔리는 노트북 PC의 두 배가 넘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재도 비싸고 원가도 높은 제품으로 절대로 폭리가 아니다”라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명성을 쌓은 삼성전자가 가격에 구애 받지 않고 최고의 노트북 PC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상위 5%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노트북이라는 설명이다.

○ PC사업 강화 속내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삼성전자 PC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대에 머물렀다. 그러던 것이 2009년 2.1%, 2010년 3.2%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노트북 PC만 따지면 2009년 3.4%였던 점유율이 2010년 5%까지 올랐다.

그동안 PC는 경쟁이 너무 치열해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깡통 비즈니스’로 유명했다. 운영체제(OS)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중앙처리장치(CPU)를 만드는 인텔이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하드웨어업체들은 남은 수익을 나눠 가지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HP나 델, 대만의 몇몇 업체만이 대규모 물량으로 승부를 걸어왔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 시장에 삼성전자가 다시 승부를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기업분석부장은 “삼성전자가 PC와 태블릿PC 등을 강화하는 이유는 D램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의 경기 사이클에 따라 이익이 났다가 줄었다 하는 불확실한 사업구조를 보전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말했다. PC 시장은 태블릿PC 시장에 흡수되기보다는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두 품목은 삼성전자의 D램과 LCD를 소화할 수 있는 품목이라는 설명이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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