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신용판매 지난해 400조 돌파

  • 동아일보

현금대출 비중은 8년새 60%→20% 급감

지난해 카드사의 신용판매(일시불+할부) 실적이 처음으로 400조 원을 돌파했다. 2003년 카드 대란의 불씨가 됐던 현금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의 비중은 카드 대란 직전 60%에서 지난해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카드 신용판매액은 412조1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판매액은 1999년 42조6000억 원에서 3년 만인 2002년 268조 원으로 늘었다가 2003년 카드 대란을 겪으며 2004년 229조9000억 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그 이후 카드시장이 다시 성장하며 2005년 258조2000억 원으로 늘었고 2007년 300조 원을 넘은 데 이어 이번에 400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신용판매액이 늘어난 것은 카드 대란 이후 카드사들이 현금대출에서 신용판매로 무게중심을 옮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이 개정돼 카드 결제의 범위가 확대된 점도 영향을 줬다. 과거에는 카드로 결제할 수 없던 공공요금, 대학등록금 등의 카드 결제가 최근 많이 늘어났다.

신용판매액 증가에 따라 지난해 현금대출을 포함한 전체 카드이용액은 518조4000억 원으로 역대 2위를 차지했다. 카드이용액은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 680조9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당시 카드 실적이 좋았던 이유는 현금대출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 카드사들이 카드를 무분별하게 발급했고 소비자들도 ‘돌려막기’ 식의 소비행태를 보였다.

카드 대란의 주요 원인이던 현금대출의 경우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과 2002년 사이 60%를 넘을 정도였다. 하지만 카드 대란 직후 현금대출의 규모가 신용판매 규모를 넘어서지 못하게 제한하는 규제가 생긴 뒤 비중이 꾸준히 줄어 지난해 20.5%까지 내려갔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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