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4>구기찬 행정공제회 이사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8일 03시 00분


“올해 주식에 최대 3000억 추가 투입”

구기찬 행정공제회 이사장은 “올해 국내 증시가 몇 차례 조정을 받으면서 ‘계단식 상승’을 보일 것”이라며 “원자재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 투자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행정공제회
구기찬 행정공제회 이사장은 “올해 국내 증시가 몇 차례 조정을 받으면서 ‘계단식 상승’을 보일 것”이라며 “원자재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 투자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행정공제회
“글로벌 유동성에 기업실적이 뒷받침돼 올해 국내 주식시장도 좋을 것으로 봅니다. 지수가 조정받을 때 확대 분할 매수를 계속하는 방식으로 주식에 최대 30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겠습니다.”

구기찬 행정공제회 이사장은 25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지방행정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새해 기금 운용계획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행정공제회는 전체 운용 자산 4조4000억 원 중 8000억 원을 주식에 투자해 22%의 높은 투자수익을 올렸다. 대체투자에서도 6.5%의 수익을 거두며 선전했다.

행정공제회는 다른 기금에 비해 주식이나 대체투자의 비중이 높다. 채권 비중이 4.5% 수준으로 낮은 대신 기업투자나 개발투자 등 대체투자 비중이 42% 이상을 차지한다. 주식에 17.6%,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금융파생상품에도 4% 이상을 투자하면서 적극적으로 수익성을 제고하는 운용전략을 구사한다. 구 이사장은 “기금마다 운용 방식에 특징이 있는데 우리는 회원들에게 시중금리보다 높은 연복리 이자(퇴직급여율)를 줘야하기 때문에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채권 비중을 높게 가져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계속 상승할 것”이라며 “지수가 몇 차례 조정받으며 가파르게 상승하는 ‘계단식 상승’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낙관적 전망에 따라 행정공제회는 올해 주식에 최대 3000억 원을 더 투자하고 ESL 투자비중도 7%까지 늘릴 계획이다.

대체투자도 종전보다 5000억 원가량을 늘려 총 2조2500억 원까지 운용할 계획이다. 구 이사장은 지난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과 경합해 서울 여의도 유진빌딩 매입에 성공하고 현재까지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고 있는 것을 임기 내 가장 성공한 투자 사례로 꼽았다. 그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경우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고려한 투자처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쑤저우(蘇州)의 오피스빌딩에도 투자해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 추세에 접어들고 있고 유동성 증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어 작년 초·중반부터 꾸준히 원자재에 투자를 해 왔다”며 “원자재든 부동산이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실물자산 편입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공제회는 해외투자 비중이 높지 않다. 하지만 수익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이 역시 단계적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선진국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구 이사장은 “이머징 시장이 금리 인상이나 긴축의 영향을 받을 소지가 있는 데 반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은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장보다 한발 앞서 투자하는 전략으로 선진국 시장 쪽에 자금을 담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대체투자와 관련해서는 현재 영국 런던에서 오피스빌딩을 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행정공제회는 최근 매년 1조 원 규모로 순자산이 늘고 있다. 구 이사장은 “기금 덩치가 크지 않아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올해 목표수익률 7.8%를 달성해 연말까지 순자산 5조 원을 만들고 내실 있는 성장으로 2020년까지 1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