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서밋 세계 CEO에게 듣는다]‘보쉬’페렌바흐 회장 “울산에 5500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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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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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전기차 배터리 기지 육성… 2015년에는 18만대분 생산할 것

사진 제공 보쉬코리아
사진 제공 보쉬코리아
“2013년까지 삼성SDI와 함께 5억 달러(약 5550억 원)를 투자해 울산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의 베이스기지로 만들겠습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9일 방한한 세계적인 자동차부품회사인 독일 보쉬의 프란츠 페렌바흐 회장(사진)은 10일 울산 울주군 SB리모티브 울산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페렌바흐 회장은 “내년부터 배터리 대량생산에 들어가 2015년에는 전기차 18만 대에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연간 배터리 생산규모(4GW)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SB리모티브는 독일 보쉬와 삼성SDI가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합작회사로 지난해 9월 착공해 이날 준공식을 가졌다.

페렌바흐 회장이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이유는 SB리모티브가 최근 잇따라 글로벌 자동차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SB리모티브는 지난해 독일 BMW와 미국 자동차부품업체인 델파이에 배터리 공급을 결정한 데 이어 이달 7일에는 2012년 미국에서 크라이슬러가 판매할 ‘피아트 500EV’에 들어갈 배터리팩을 공급하기로 했다. 그는 “BMW와 크라이슬러에 납품한다는 사실은 유럽과 미국이라는 양대 시장을 개척했다는 의미와 함께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페렌바흐 회장은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고는 전망하지 않았다. 그는 “자동차시장은 크고 배터리 가격은 아직 고가인 반면 내연기관은 여전히 연료소비효율의 향상 여력이 남아 있어 전기차시장이 급격히 커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날로 늘어나는 환경규제에 따라 2020년 이후에는 전기차시장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면서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렌바흐 회장은 “SB리모티브를 만든 것도 이런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SDI의 2차 전지 생산 노하우와 100년 역사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보쉬가 갖고 있는 전 세계 자동차회사와의 네트워크가 합쳐진다면 새로운 고객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페렌바흐 회장은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은 지난 몇십 년 동안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한국은 여러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리딩 기업을 갖고 있어 국제적인 파트너십이 성공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밝혔다. 9일 보쉬의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하나인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을 만났다는 그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많은 차량에 보쉬 제품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 보쉬는

매출액: 530억6000만 달러(2009년)

사업 분야: 자동차 부품, 전동공구 및 산업자동화 분야 제품

특징: 1886년 창업자 로베르트 보슈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정밀기계 및 전기 공학 작업장’으로 설립했다. 현재는 300개의 자회사와 60여 개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는 세계 1위 자동차부품회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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