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D-3]“G20서 경상수지 목표수치 합의 힘들것”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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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트너 美재무 “바람직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아”

일본 교토(京都)에서 5, 6일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경상수지 목표제’의 구체적인 목표 수치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경상수지 목표제는 경상수지 흑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일정 수준으로 억제한다는 내용이다.

가이트너 장관은 6일 교토에서 가진 일부 매체와의 간담회에서 “수치는 바람직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며 “(G20 정상회의 코뮈니케에) 수치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22, 23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때 가이트너 장관은 ‘환율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각국이 경상수지 흑자 폭을 GDP의 4% 이내 수준으로 억제하자는 제안을 했다.

가이트너 장관의 이번 APEC 발언은 경상수지 흑자 폭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려는 것에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들의 반대가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선진국 중에서도 독일은 ‘수출 경쟁력이 우수해 큰 폭의 흑자가 나는 게 왜 문제냐’며 경상수지 목표제에 반대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에 대한 합의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뤘고 서울(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정상들과 만나 ‘예시적 가이드라인’에 합의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G20 정상회의는 강제조항이 없어 각국 자율에 가이드라인 준수를 맡겨야 하지만 지키지 않을 경우 동료 국가들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11, 12일 열리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 흑자 폭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를 놓고 다시 한 번 주요국들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APEC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재무장관들은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 때처럼 환율 갈등을 해결하는 데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요코하마(橫濱)에서 13, 14일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은 시장 결정적인 환율 변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경쟁적인 통화 평가 절하를 지양하기로 했다.

가이트너 장관도 “미국은 강한 달러를 유지하는 게 국익에 맞다”며 “통화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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