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창업 미국에선… 이런 아이템들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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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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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 산업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의 게임 개발자 놀런 부시넬 씨는 63세였던 2006년 게임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레스토랑 ‘유윙크’를 열었다.

테이블마다 17인치 규모의 터치스크린을 설치해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고 게임도 할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미국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지금은 매장이 3곳으로 늘었다.

한국보다 먼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경험했고, 창업 활성화를 통해 선진국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은 고령자 창업이 매우 활발한 나라다.

또 고령자가 창업하기에 적합한 아이템도 다양하게 개발돼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미국에는 ‘경력 개발형’, ‘취미 연계형’ 등의 창업 아이템이 많아 시니어 창업자가 청년·주부 창업자와의 직접 경쟁에 노출되지 않고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미국에서 어떤 시니어 창업 아이템이 성공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한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노하우’ 팝니다
은퇴자들 풍부한 사회경험-지식 앞세워
건강-경영-이미지 등 다양한 분야 컨설팅


○ 세분된 컨설팅 업종 등 ‘경력 개발형’

게임 개발 기술을 레스토랑에 접목한 ‘유윙크’.
게임 개발 기술을 레스토랑에 접목한 ‘유윙크’.
미국 콜로라도 주에 사는 찰스 슈뢰더 씨(65)는 30년 가까이 원자력 발전소에서 근무하다 최근 ‘웰니스 코칭(Wellness Coaching)’ 사업을 시작했다. 웰니스 코칭은 기존의 헬스 코치처럼 고객에게 적합한 다이어트나 운동량에 대해 조언을 해줄 뿐만 아니라 식습관, 불면증, 음주·흡연 습관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전반적인 생활 습관을 조언해주는 일을 말한다. 일종의 개인 건강 컨설턴트로 인생 경험이 풍부한 고령자에게 적합한 직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에는 이 같은 컨설팅 사업이 전문화돼 있다. 취업 준비생에게 면접 노하우를 교육하거나 젊은 직장인에게 조직생활의 노하우와 이미지 관리를 컨설팅해주는 ‘이미지 컨설팅 사업’, 중소기업의 경영자나 임직원, 대기업의 중간 관리자나 팀장 등을 대상으로 리더십, 경영 코칭을 해주는 ‘소기업 멘터링 사업’, 기업을 상대로 경상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주는 ‘비용절감 컨설팅 사업’ 등으로 종류도 다양하다. 컨설팅 사업은 특히 풍부한 사회 경험과 지식, 교육 노하우 등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은퇴자가 새 출발을 하기에 좋은 창업 아이템으로 꼽힌다.
‘취미’ 살립니다
애완동물 훈련 ‘바크 버스터스’ 매장 400곳
꽃잎에 글씨 새겨넣는 꽃다발 사업 인기


○ 아이디어 톡톡 튀는 ‘취미 연계형’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을 사업과 연계한 애완동물 훈련업체 ‘바크 버스터스’.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을 사업과 연계한 애완동물 훈련업체 ‘바크 버스터스’.
취미를 살릴 수 있는 아이템에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결합해 차별성을 높인 사업 아이템도 주목할 만하다. 시니어 창업자는 큰돈을 벌기보다는 여가 시간을 활용해 자신의 취미도 살리고 노후를 즐겁게 보내고자 하는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애완동물 훈련업체인 ‘바크 버스터스(Bark Busters)’는 호주 동물 보호소의 매니저였던 실비아 윌슨 씨가 그의 남편 대니 윌슨 씨와 함께 설립한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다. 많은 애완견이 성격상의 문제로 주인에게 학대받고 유기당하는 사실에 착안해 1989년 호주에서 문을 연 바크 버스터스는 현재 미국 내 250개 가맹점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400여 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조련사로서의 애완견 훈련 경험과 애완동물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창업에 연결해 성공한 경우다.

이 밖에 애완동물 미용에 필요한 장비를 장착한 차량으로 직접 고객을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특수 잉크를 이용해 꽃잎에 고객이 원하는 글씨나 그림을 새겨 넣은 꽃다발 판매 사업, 과일이나 초콜릿, 캔디 등으로 만든 꽃다발 모양을 판매하는 사업도 미국에서 창업이 활발한 아이템들이다.
‘마음’을 엽니다
“시니어 가려운 곳 시니어가 제일 잘 안다”
전용 멀티숍-미용숍-간병인 등에 몰려


○ 실버 고객을 잘 아는 ‘실버 to 실버’ 아이템

홀몸노인을 위한 ‘홈 인스테드 시니어 케어’의 홈페이지. 사진 제공 각 회사
홀몸노인을 위한 ‘홈 인스테드 시니어 케어’의 홈페이지. 사진 제공 각 회사
고령 창업자가 고령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 to 실버’ 창업은 창업자가 고객의 요구를 가장 잘 알고 이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해 간호를 해주는 ‘실버시터 사업’, 치매예방 게임기이나 두뇌훈련 프로그램을 내장한 컴퓨터 등을 갖춘 ‘브레인 피트니스 센터 사업’, 실버용품 전문점에 카페, 스파 등을 결합한 ‘실버전용 멀티숍’, 40세 이상 중장년층만을 대상으로 피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 전문 미용숍’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실버시터 파견 업체인 ‘홈 인스테드 시니어 케어’(www.homeinstead.com)는 미국 내 800여 개 가맹점 중 약 20% 매장 점주가 퇴직자일 정도다. 치매예방 두뇌활동 프로그램 개발회사인 ‘데이킴’(www.dakim.com)은 설립자인 댄 미첼 씨가 2001년 알츠하이머로 고생하는 아버지를 위해 두뇌개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설립한 회사다.

이 두뇌개발 프로그램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단어 맞히기, 퍼즐 맞추기 등의 게임을 하면서 기억력과 인지력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으로 노년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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