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 ‘3色대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1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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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모토로라 이어 LG도 뛰어들어

'스마트폰 100만 대 시대'가 열리면서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의 스마트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스마트폰 가입자가 52만 명을 넘었고, KT와 LG텔레콤도 각각 40만 명과 10만 명을 넘어섰다. 2월에도 스마트폰 가입자는 하루 약 7000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말만 해도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100만 대 규모로 예상됐다. 하지만 성장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모토로라코리아 등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의 대응이 '속도전'으로 흐르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전자의 'T옴니아2'가 선점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시라도 빨리 자기 영역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아이폰 못지않은 편리한 사용법과 다양한 기능을 자랑하는 구글의 휴대전화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스마트폰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제조업체가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않고도 수준 높은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에 불을 댕긴 건 모토로라다. 이 회사는 10일부터 안드로이드폰 '모토로이'를 팔고 있다. 이들은 모토로이를 '한국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으로 마케팅하기 위해 이 제품을 1월 중순에 미리 언론에 공개했다. 그 덕분에 모토로이는 1월 한 달 동안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고 모토로라는 일주일 동안 벌였던 예약판매로만 모토로이 2만 대를 팔았다.

그러자 삼성전자가 이달 초 최신 안드로이드 OS인 '안드로이드 2.1'을 사용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T옴니아2가 많이 팔리긴 했지만 새로 성장하는 안드로이드폰 시장에도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에 이 제품을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일반적으로 제품 공개 때 '연아의 햅틱' 등의 애칭을 제품에 붙이는데 새 안드로이드폰에는 아무 이름도 붙이지 못했다. 정확한 발매 일정도, 예상 가격도 아직 없다. 시장을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서둘러 공개한 탓이다.

이에 LG전자도 11일 급히 새 안드로이드폰 발매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유럽 시장에서 먼저 선보여 인기를 끈 'GW620'이란 제품을 이름만 'KH5200'으로 바꿔 KT를 통해 이달 말 한국 시장에 판매한다. 그동안 국내 휴대전화 업체는 해외 시장에서 팔리던 휴대전화를 국내에 들여올 때면 이동통신사와 여러 협의를 거치며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이것저것 변화를 줬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고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빠르게 성장하자 일단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로 한 것이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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