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1월 효과’ 기대해도 될까

  • 동아일보

뚜렷한 이유 없이 상승하는 현상

작년 4분기 실적 좋아 긍정론 우세

2010년 1월에도 한국 주식시장에 ‘1월 효과’가 나타날까. 1월 효과는 해마다 1월에 뚜렷한 이유 없이 주가가 다른 달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일부에서는 새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적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경인년(庚寅年)에도 1월 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 1월 효과 두드러진 한국

그동안 한국 증시는 다른 국가보다 1월 효과가 뚜렷했다. 지난해 12월 31일 블룸버그와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 기준으로 1990∼2009년 글로벌 증시의 월평균 등락률을 살펴보면 1월은 ―0.11%다. 반면 MSCI 한국지수는 4.68%로 열두 달 중 1월이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코스피 기준의 월평균 등락률도 1월이 3.30%로 1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 한국증시에서 1월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날까.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업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연초 투자자들에게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에서 IT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말 현재 22.8%로 IT 업종의 주가 흐름이 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통상 IT 업종의 실적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호조를 보이지만 하반기 실적 기대감이 연초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IT 업종의 전년도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시기가 1월 중하순이어서 실적 기대감이 1월 증시에 반영된다”며 “시가총액에서 IT 업종의 비중이 높은 대만도 IT 업종 실적 기대감으로 다른 국가보다 1월 효과가 뚜렷한 편”이라고 말했다.

○ 올해도 1월 효과 나타날까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과연 올해도 한국 증시에서 1월 효과가 나타날 것인가이다. 일부에서는 예상보다 1월 효과가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스피가 2008년 하락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고 올해는 예년과 달리 1월 효과의 특징인 소형주 강세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외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1월 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더 많다. 실제로 당초 우려와 달리 IT 업종의 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가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 증시는 출구전략 실시 우려, 일부 국가의 채무지불능력 문제 부각 등의 위험 요인이 있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지속되고 한국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1월에 전 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도 “1월에는 전달보다 거래가 늘면서 주가도 오르는 계절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