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승무원중 한국인 670명…하늘에서 오일머니 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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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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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 김미성 - 신영임씨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 국적은 123개국에 달해요. 우리 회사는 ‘작은 유엔(UN)’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에요.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은 구직자라면 꼭 도전해보세요.”

겨울 한파가 매섭던 1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아랍에미리트 국적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의 한국인 여자 승무원 김미성 신영임 씨는 “이제는 두바이의 사막 바람을 맞아야 고향에 온 것 같고 한국은 되레 낯설다”고 말했다.

김 씨와 신 씨는 올해로 경력 5년 차의 승무원. 2005년 에미레이트항공 입사 당시 가족들은 멀리 낯선 타국까지 날아가 승무원이 되겠다는 딸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신 씨는 “무역회사에서 일하며 해외 취업을 알아보던 중 친구를 통해 우연히 이 직업을 알게 됐다”며 “당시 외국항공사들이 한국에 속속 취항을 시작한 터라 부모님은 오히려 자랑스러워하셨다”고 말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이 한국인 승무원을 처음 채용한 것은 1998년. 당시 22명의 승무원을 뽑은 것을 시작으로 매년 한국인 비율이 높아져 지금은 전체 1만여 명의 승무원 가운데 670명이 한국인이다. 영국 호주 인도에 이어 4번째로 많은 규모. 아랍에미리트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20%에 달할 정도로 중동 하늘에서 오일 머니를 캐는 당당한 한국인들이다.

“한국인 승무원 가운데서 가장 높은 직급인 사무장이 나올 정도로 회사 안팎에서 한국인 특유의 서비스 마인드와 높은 학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모자와 스카프는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들의 트레이드마크다. 빨간색 챙이 없는 모자는 태양을, 히잡을 연상시키는 스카프는 사막의 바람을, 황토색 의상은 사막의 모래를 상징한다. 올해로 경력 5년차인 한국인 승무원 김미성(오른쪽), 신영임 씨가 최근 두바이∼인천 노선에 처음 투입된 A380 기종 모형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김미옥 기자
모자와 스카프는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들의 트레이드마크다. 빨간색 챙이 없는 모자는 태양을, 히잡을 연상시키는 스카프는 사막의 바람을, 황토색 의상은 사막의 모래를 상징한다. 올해로 경력 5년차인 한국인 승무원 김미성(오른쪽), 신영임 씨가 최근 두바이∼인천 노선에 처음 투입된 A380 기종 모형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김미옥 기자
뉴질랜드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승무원의 길을 택한 김 씨는 “한국인에게도 서비스 트레이너나 안전교육, 회사 홍보 등 여러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14일부터 두바이∼인천 노선에 ‘하늘 위 호텔’이라 불리는 차세대 비행기 A380 기종을 투입했다. 기내(機內)에 샤워시설과 마사지 좌석 등 최고급 편의시설을 갖춘 총 489석의 세계 최대 규모 여객기다. 두바이∼미국 뉴욕·영국 런던, 두바이∼호주 시드니∼뉴질랜드 오클랜드 노선에 이어 세 번째이며 동북아시아에서는 최초다. 김 씨와 신 씨는 내부 선발을 통해 A380 전담 승무원 800여 명에 드는 ‘영광’을 누렸다.

“일부 승객은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디지털카메라를 꺼내 기내 이곳저곳을 찍으며 놀이공원에 온 듯 즐거워하세요. 그런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뿌듯합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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