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7년 6개월 만에 3%대(전기 대비)에 진입하는 등 경기 상승세가 지속돼 연간 성장률도 플러스로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정부는 이처럼 빠른 경기회복세를 반영해 내년 성장률 목표치를 6월에 내놓은 예상치보다 1%포인트 높은 5% 안팎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다만 두바이 쇼크와 같은 국지적인 금융 불안의 재발 우려, 국제유가 상승, 환율 변동 등이 5% 성장 달성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 정부, 성장률 목표 업그레이드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0일 내놓을 ‘2010년 경제운용방향’에서 내년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또 취업자는 20만 명 증가, 경상수지는 150억 달러 흑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후반을 목표로 잡을 계획이다.
재정부 당국자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나 각종 국제기구와 연구기관의 전망치를 감안할 때 5% 내외 성장은 무난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다만 유가와 환율 변수, 국제금융시장의 동향에 따라 미세조정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6월 말 ‘2009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선 내년 성장률 4%, 취업자 15만 명 증가, 경상수지 흑자 80억 달러, 소비자물가 상승률 2%대 후반을 전망한 바 있다.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6개월 만에 거시경제 전망치를 상당폭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로 이날 한국은행은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3.2%로 2002년 1분기(3.8%)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한은이 10월 26일 발표한 속보치 2.9%보다 0.3%포인트 높은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0.9%로 속보치보다 0.3%포인트 높았다. ○ 성장잠재력 확충이 최우선 과제
정부는 내년 경제운용방향에 담길 주요 거시경제지표 외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우선 인력 양성과 기업투자, 연구개발(R&D) 확대, 신(新)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을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이는 내년에 5% 성장을 하더라도 올해 0%대를 감안하면 2년간 평균 성장률이 연 2, 3% 수준으로 4%대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의료 교육 법률 관광 금융 등 고부가가치의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내수시장을 넓히기로 했다. 무역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의 90%가 넘을 정도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이중구조를 해소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법과 원칙, 신뢰와 협력, 혁신 등을 통한 사회적 자본도 확충할 계획이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내년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등 한국이 세계무대의 중심으로 가는 공격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고 국가 품격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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