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RAND]연비↑ 가격↓ 안전↑… 경차 ‘꿈의 3박자’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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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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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경차로 고속도로를 달리다니 용감하시네요.”

얼마 전 추석을 맞아 마티즈를 몰고 서울에서 경북 경주시를 다녀온 김모 씨(34)에게 직장 동료가 건넨 말이다.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연료소비효율(연비)이 높은 경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의심은 경차 구입의 최대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들은 높은 연비와 낮은 가격을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안전성도 높이기 위한 경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GM대우자동차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이런 3박자를 두루 갖춘 경차로 꼽힌다.》

튼튼 - 안전평가 경차 최초 1등급
조용 - 시속 90㎞에서도 정숙
넉넉 - 어른 4명이 타도 OK

○ 돈 더 들어도 안전 우선으로


지난달 1일 판매에 들어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9월 한 달간 7494대가 팔려 구형 마티즈의 올해 1∼8월 평균 판매량(약 1500대)을 5배 넘게 웃돌았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기아자동차의 모닝을 합친 전체 경차 판매량은 1만6532대로 전체 승용차의 18.8%를 차지했다.

이는 GM대우차가 차세대 글로벌 경차로 명명할 정도로 마티즈의 성능과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GM대우차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개발단계에서부터 생산원가가 일부 올라가더라도 안전에 더 중점을 두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차체 강성을 보강하기 위한 초고장력 강판의 사용비율을 높이고, 준중형차 이상에만 쓰던 롱 크래들(엔진룸 하단에 설치된 ‘井’자 형태의 지지대)과 커튼 에어백도 달았다.

고영주 GM대우차 안전성능개발팀 부장은 “신형 마티즈는 차체의 66.5%를 고장력 강판으로 둘러싸 동급 최고의 강성을 확보했다”며 “세계 각국의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차에선 처음으로 앞·뒷면 모두 크래시 박스를 설치해 정면 및 후면 충돌에 대비하고, 차체 하부에 ‘H자’ 형태의 초고장력 바를 넣어 측면 충격까지 막아준다.

이처럼 안전장비에 힘을 쏟은 결과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실시한 충돌시험에서 최근 1등급을 받았다. GM대우차에 따르면 배기량 1L 미만의 경차가 보험개발원의 안전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안전 못지않게 ‘성능’도 업그레이드


GM대우차는 차별화된 경차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총 2950억 원을 들여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개발했다. 여기서 차별화는 안전성뿐만 아니라 주행 성능과 정숙성 등도 포함된 개념이다. 이를 위해 GM대우차는 상부 차체와 프레임을 일체형으로 설계해 차와 운전자가 마치 한 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등 승차감을 높였다. 또 차음재와 언더보디 구조를 적용해 외부 소음도 크게 줄였다.

이와 함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 들어간 배기량 1L DOHC ‘S-TEC II’ 엔진에는 준중형차 이상에 주로 들어가는 PDA 시스템을 넣어 연비를 끌어올렸다. PDA 시스템은 불완전 연소에 따른 대기오염을 줄이는 역할도 한다.

실제로 올해 8월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시승회에서 차를 몰아본 결과 주행 안정성과 정숙성이 구형 마티즈보다 훨씬 개선됐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너무 조용해서 시동을 두 번 거시려는 분이 꽤 많을 것”이라는 회사 측 얘기는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시속 80∼90km 선까지는 어지간한 준중형차 못지않게 소음이 없었다. 그 속도까지는 주행감도 준중형에 맞먹을 정도로 안정된 느낌이었다. 다만 시속 100km를 넘어선 속도에서나 오르막에서 가속 시 힘이 다소 부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구형 마티즈와 거의 닮은 데가 없는 외부 디자인에 대해선 호오가 갈릴 법하다. 강인한 모양새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험상궂은 아이’ 같은 느낌도 들었다. 동급 최대라는 내부 공간은 남자 어른 4명이 타는 데 불편함이 없을 듯했다. 오토바이 계기반을 연상케 하는 ‘클러스터 계기반’은 확실히 눈길을 끈다. 손동연 GM대우차 부사장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큰 사고가 났을 때 안전성도 뛰어나지만 작은 사고가 났을 때에도 다른 차에 비해 수리비가 적게 나오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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