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백승 영어면접 비결

  • 입력 2009년 10월 6일 19시 26분


코멘트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김영민(26) 씨는 무역회사 입사가 목표다. 최근 900점 넘는 토익점수를 따긴 했지만 영어면접이 걱정이라고 했다. 김 씨는 "막상 영어로 말을 하려고 하면 긴장돼 입이 잘 안 떨어진다"고 걱정했다.

상당수 기업들이 영어면접을 강화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 채용정보업체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대기업 취업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영어실력이었다. 어학연수를 가지 않고 토종 영어실력으로 취업 문턱을 넘은 새내기 직장인 3명에게 '영어면접 비결'을 들어봤다.

●영어 토론 스터디로 취업문턱 넘어

요즘 기업들이 도입하는 영어면접 방식중 하나가 그룹 토론. 기존 일문일답식의 영어면접에서 벗어나 4명 안팎의 면접자를 그룹으로 묶어 찬반 토론을 붙이는 것이다. LIG넥스원 해외사업팀 홍준기(26) 씨는 또래 취업준비생들로 스터디 모임을 꾸려 시사문제를 위주로 찬반 토론에 대비했다. LIG넥스원은 영어면접에서 4명의 면접자를 2명 씩 찬성과 반대로 나누고 각자 의견을 밝히게 한다. 다시 찬성과 반대를 바꿔 의견을 표명하게 한 뒤 토론하는 방식이다. 홍 씨의 토익 점수는 990점 만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갖춘 홍 씨지만 해외 거주경험이 없어 말하기에는 영 자신이 없었다. 홍 씨는 평소 영어로 방송하는 라디오를 들으며 영어 듣기와 말하기 실력을 쌓았다. 입사 후에도 하루에 1시간 정도는 영자 신문 기사 1개를 골라 여러 번 읽는다고 했다.

한국인들이 영어로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흔히 쓰는 '나는 생각한다(I think~)'나 '나는 믿는다(I believe~)'는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에 따르면(according to~)'와 같은 표현을 사용해 적절한 수치를 언급하는 것이 준비된 인재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홍 씨처럼 평소 시사적인 글을 많이 읽어둘 필요가 있다.

●자신감을 키워라

외국계 기업에서는 영어면접의 영향력이 크다. 일반적인 지식 외에도 지원자의 순발력이나 사고력을 묻는 질문이 많기 때문에 주관을 갖고 당당하게 답변할 필요가 있다. 채용정보업체 커리어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에서는 자신을 얼마나 능동적으로 홍보하느냐가 주요 평가요소"라고 말했다.

올해 초 외국계 담배회사 BAT코리아 재무팀에 입사한 이상열 씨는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한국인들은 배경을 설명하고 결론을 마지막에 이야기하는 미괄식에 익숙하지만 외국인들은 결론부터 이야기하고 설명을 덧붙이는 두괄식을 선호한다"고 조언했다. 답변을 할 때 핵심어를 먼저 말하고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한 후 다시 강조하는 방식이 영미권 두괄식 대화법의 기본이다. "Tell me about your personality?(성격을 말해 보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I'm outgoing and creative.(저는 활달하고 창의적인 성격입니다)"라고 말한 뒤 "The reason I have this kind of personality is based on my college experiences.(이런 성격을 갖게 된 것은 대학 시절 경험 덕분입니다)"라고 구체적인 설명을 하는 식이다.

코오롱아이넷 김지민 씨는 "국내 기업의 영어면접은 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질문보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지'를 체크하는 질문이 많다"고 했다. 일부 기업은 우리말로 질문하고 영어로 답하게 한다. 영어로 질문할 경우 관련 용어와 표현이 응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지원분야와 관련된 전문용어나 표현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효진기자 wisew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