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역 상권이 들썩인다

  • 입력 2009년 9월 25일 02시 50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부근에 초대형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가 들어서면서 소비력을 갖춘 젊은 고객이 늘어 서울 서남부 상권에 활기가 돌고 있다. 사진은 24일 타임스퀘어를 찾은 고객들이 쇼핑몰에서 마련한 음악 공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경방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부근에 초대형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가 들어서면서 소비력을 갖춘 젊은 고객이 늘어 서울 서남부 상권에 활기가 돌고 있다. 사진은 24일 타임스퀘어를 찾은 고객들이 쇼핑몰에서 마련한 음악 공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경방
타임스퀘어 개장 열흘… 젊은이들 쇼핑-데이트 코스 명소로
150만명 발길… 284억 매출
서남부 상권 활성화 기대감
인근 백화점 판매도 함께 올라

복잡한 시장 골목, 붉은빛이 여전한 집창촌, 꽉 막힌 도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주변은 도심 내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었다. 그런 영등포역 주변에 소비력을 갖춘 젊은 연인들이 몰리고 있다.

주말인 19일 오전. 영등포역에서 이어지는 지하상가는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여성 의류를 판매하는 정모 씨(45·여)는 “며칠 새 젊은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저게 생기면서부터”라며 손짓을 해보였다. 그가 가리킨 곳은 지하상가 통로와 이어지는 ㈜경방 타임스퀘어 입구. 신세계백화점과 대형 마트, 쇼핑몰, 대형 서점 등을 갖춘 타임스퀘어가 영등포에 들어선 지 1주일. 평가가 이를 수도 있지만 부근 상인들은 “상권이 들썩인다”고 입을 모았다.

16일 문을 연 타임스퀘어가 당초 예상 목표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였다. 주변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 반경 3km 내 경쟁 유통업체의 매출도 동반 상승해 서울 서남부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4일 경방에 따르면 타임스퀘어가 개장한 첫날부터 22일까지 1주일 동안 누적인원 150만여 명이 방문했고 284억 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세계 영등포점이 올린 매출은 151억여 원. 평일 평균 24억여 원, 주말 평균 26억여 원의 매출 실적이다. 김군선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장은 “상위 6위권 매장의 평일 총매출이 20억 원대”라며 “개장 초기 효과를 감안해도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현상은 젊은 고객의 증가다. 과거 영등포점의 고객 구성과 비교해 20, 30대의 비율이 11.5% 늘었다. 윤강열 경방 건설본부 기획팀장은 “상권 활성화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느냐에 달려 있는데 초기 반응은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방문자들의 지역 구성도 서남부 상권 외에 경기 및 인천 등 다른 지역 고객 비중이 36.5%나 됐다.

타임스퀘어뿐만 아니라 인근 경쟁 백화점의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타임스퀘어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최근 일주일 새 매출이 전주보다 37% 이상 늘었다. 오용석 롯데백화점 홍보실 과장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명절 특수로 매출이 상승한 점도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롯데 매장의 매출 상승률이 평균 25%인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높다”고 전했다. 기존 상권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권 자체가 커졌음을 의미한다.

현대백화점 목동점도 30% 정도 매출이 올랐다. 현대 측은 “올해 부산에서 경쟁 백화점이 맞붙고, 2005년 서울 중구에서 고급화 경쟁을 벌인 사례에서도 한쪽이 손해를 보기보다는 동반 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났다”며 “그동안 낙후됐던 서남부 상권의 부활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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