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단독]농협중앙회 해체후 연합회 전환…

  • 입력 2009년 3월 14일 02시 58분


개혁위, 신용-경제사업 분리 초안 마련

연합회는 산하 지주회사 두고 감독만

농협중앙회가 중앙회를 해체하고 연합회 형태로 운영되는 개혁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부가 이 안을 받아들이면 외형상 중앙회가 해체되는 셈이어서 농협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학계, 농업계 등 민관 공동으로 구성된 농협개혁위원회는 농협의 신용·경제사업 분리 방안 초안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정리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농협개혁위는 농협과 관련 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다음 주초 신·경 분리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최종안을 확정한다.

이 안에 따르면 연합회는 지역조합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그 아래 지주회사를 두게 된다. 이에 따라 연합회는 직접 사업을 담당하지 않고 지주회사에 대한 관리 감독만 맡는다는 점에서 현 중앙회와 다르다. 중앙회는 사업을 직접 담당하는 동시에 관리 감독도 맡아 왔다.

연합회는 신·경 분리를 위해 ‘농협신용사업연합회’와 ‘농협경제사업연합회’로 분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안에 따르면 두 연합회는 각각 하부에 신용 부문 지주회사, 경제 부문 지주회사를 둔다.

지주회사의 형태를 마련해 자본을 외부에서 원활하게 들여오면서도 지배구조는 농민 조직인 협동조합의 관리감독 아래 둬 ‘농민의 조직’이란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농협개혁위의 한 관계자는 “중앙회가 외형적으로 없어지더라도 농협경제사업연합회가 중앙회의 기존 역할을 맡을 것이므로 크게 문제는 안 된다”며 “교육, 지도 기능도 연합회 아래에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 형태는 기존의 일부 농민단체가 제시했던 개혁 방향과 비슷하다. 단 지주회사 형태는 농민단체들이 농협의 정체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에 대해 개혁위는 지주회사를 연합회의 관리 감독 아래 두기 때문에 일반 금융회사와 달리 농민 조직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신·경 분리안은 워낙 사안이 커서 농협 등 각계의 동의를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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