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 전문가들 잇단 경제위기 경고

  • 입력 2009년 2월 23일 02시 54분


“자유시장 모델 실패”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

“연말께 이자율 폭발” 금융위기 예견 쑹훙빙

갈수록 심해지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해 유력한 전문가들이 잇달아 우려를 내놓고 있다.

세계 금융계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은 20일 “지금의 금융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 때보다 심각하다”며 “자유시장 모델이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소로스 회장은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만찬 연설에서 “미국 주택시장 침체에서 시작된 위기가 금융시스템 자체를 손상시키기에 이르렀다”며 “위기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어떤 조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장주의라는 철학까지 의심받고 있다”이라며 은행에 자본을 직접 투입하고 자본기준 여건을 완화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주문했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폴 볼커 국가경제회복위원회 의장도 “이렇게 빨리 충격이 확산될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볼커 의장은 “1년 전만 해도 미국은 힘들어도 다른 국가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대공황 때도 지금처럼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면서도 현재 중앙은행의 역할이 커지는 데 대해서는 “도가 지나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해 주목을 받은 중국의 경제분석가인 쑹훙빙(宋鴻兵) 씨는 22일 홍콩 원후이(文匯)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제2의 금융쓰나미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2차 금융위기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각 금융기관이 이자율을 크게 올리는 ‘이자율 폭발’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2차 금융쓰나미’의 근거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년 내 최저치를 보인 것과 지난해 12월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량이 1963년 1월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았던 것 등을 꼽았다.

그는 또 미국 상업은행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제 씨티그룹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국유화 외에 다른 길이 없을 정도가 됐으며 회사채 부도율도 지난해 말 예측했던 것보다 급속히 높아져 9월 말에는 12∼1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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