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녹여라” 공격투자 앞장선 포스코

  • 입력 2008년 12월 24일 02시 59분


내년 사상최대 7조 들여 국내시설 확대-해외 제철소 M&A

포스코가 내년 국내 투자 규모를 공식 발표한 데 이어 해외 투자 규모도 이사회에 보고해 내년 사업계획의 큰 그림을 사실상 확정했다.

▶본보 11월 20일자 A1면 참조
‘환란때 도약’ 학습효과로 공격적 ‘미래투자’ 나선 기업들

▶본보 11월 20일자 A4면 참조
“불황때마다 역발상 투자” 포스코 세계1위 노린다

▶본보 11월 20일자 A5면 참조
日 “현금 쓸 찬스” 올해 해외 M&A 3.7배로 급증

▶본보 12월 23일자 A2면 참조
[단독]해외 제철소 건설→M&A… 포스코, 글로벌 전략 수정

포스코가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위축되지 않고 내년에 사상 최대 규모인 7조 원 이상의 국내외 투자를 뼈대로 하는 공격적 사업계획을 마련한데 대해 “역시 제철보국(製鐵報國)을 강조해 온 포스코답다”라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철강업체인 포스코의 이번 결정은 불확실성 때문에 내년 사업 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다른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최근 내년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자규모를 대폭 늘려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와 함께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성장기반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포스코의 내년 사업계획의 핵심은 국내는 시설 투자 확대, 해외는 제철소 인수합병(M&A)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인 6조 원을 투자할 국내 사업 계획은 내년 1월에 광양제철소 소결(철광석을 굽는 공정)공장과 코크스(유연탄을 덩어리로 만드는 공정) 공장을 착공하고, 포항에는 열연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착공한다.

1월에 착공하는 3곳에 들어가는 투자비만 약 2조 원에 이른다. 또 8월에는 3000억 원을 투자해 광양에 자동차강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해외에는 최소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제철소 광산 확보 M&A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포스코의 내년 해외 사업계획은 해외 제철소 건설과 자원 확보라는 기존 성장 전략에 M&A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가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포스코가 글로벌 전략을 일부 변경하기로 한 것은 글로벌 경제 위기로 시장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에는 철강 경기가 더 나빠져 해외 제철소가 헐값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 인도나 베트남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비용의 절반 정도에 인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아직 매물로 나온 해외 제철소는 없지만 조만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불렸던 아르셀로미탈은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지역의 제철소 조강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영국의 코러스와 미국의 US스틸도 일부 고로의 가동을 멈출 계획이다.

지금은 감산으로 버티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더 나빠지면 매물로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철강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만 4조5000억 원 이상인 포스코는 최근 200억 엔(약 2940억 원) 규모의 엔화표시 채권도 발행해 ‘실탄’을 넉넉하게 확보하고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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