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짜릿한 가격 다이어트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기 불황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기기나 가전제품 시장에서 ‘가격 다이어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주변기능을 대폭 축소한 저가(低價) 제품들이 뒤늦게 히트상품으로 떠오르는가 하면 파격적인 가격의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전자업계는 또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할인 및 판촉행사를 잇달아 열고 있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2002년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3kg 용량 ‘소형 삶는 세탁기’는 지난해까지 6년간 7만 대가 팔렸지만 올해 들어서는 월평균 4000대씩 팔리고 있다. 올해에만 5만 대 이상 팔려나갈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예상이다.

대형 세탁기와 함께 두고 소량 빨래에만 사용하는 30만 원대의 ‘아가사랑 세탁기’도 최근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불황에다 전기료 인상 얘기까지 나오자 전기료를 조금이라도 아끼겠다는 소비자 욕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미니 DVD 컴포넌트 ‘FB162’와 ‘FB163’은 20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에도 오디오 기능과 DVD플레이어 기능을 모두 갖춰 미니 오디오 시장에서 단연 인기를 끌고 있다. FB 시리즈는 매달 3500대가량 팔리며 시장점유율을 18%까지 높였다. DVD 플레이어 단일 기능만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조약돌 디자인의 삼성전자 ‘SV-D800HD’를 꾸준히 찾고 있다. 12만 원대의 이 제품은 매월 3000대 이상 팔리고 있다. 중소기업인 넥서스는 DVD 타이틀 한 장보다 싼 3만 원대의 ‘DVD V301’을 지난해 말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MP3플레이어 중에서도 아이온의 2GB(기가바이트) 용량 ‘YMT U1’(1만3000원)이나 삼성전자의 ‘YP-S2’(1GB 4만4000원, 2GB 5만4000원)의 인기가 높다.

‘저가 열풍’이 가장 거센 곳은 PC 시장이다. 9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69만 원대의 넷북 ‘NC10’과 ‘엑스노트 미니’를 각각 출시해 1만 대 안팎의 판매량을 올렸다. 미국 델은 같은 달 49만9000원짜리 초저가 넷북 ‘인스피론 미니9’를 내놓았고, 미국 HP도 50만∼70만 원대의 ‘HP 2133’을 출시하며 미니 노트북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밖에 내비게이션 업계에서는 파인디지털을 비롯해 맥스텍, 미오 등이 20만 원대에 이어 10만 원대 제품까지 쏟아내면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할인 및 판촉행사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11월을 창립 39주년 기념 판촉행사 기간으로 잡고 디지털프라자를 찾은 소비자 3939명에게 ‘파브 액정표시장치(LCD) TV’, 지펠 냉장고, MP3플레이어 ‘YP-S2’ 등의 경품과 함께 CGV 영화 할인권(1인 2장)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도 이달 7일부터 한 달간 전국 대리점과 직영점인 하이프라자에서 자체적으로 2, 3일을 할인행사 기간으로 정해 소형가전과 판매장 진열제품은 최대 50%,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일반 가전제품은 최대 30% 할인 판매하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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