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안착… 재계 3위 도약 성과

  • 입력 2008년 8월 23일 03시 12분


최태원 SK그룹 회장 내달 1일 취임 10주년

국내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을 이끄는 최태원(사진) 회장이 다음 달 1일 최고경영자(CEO) 취임 10주년을 맞는다.

최 회장은 부친인 최종현 회장이 1998년 8월 26일 타계함에 따라 같은 해 9월 1일 그룹의 모태인 SK㈜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다. 외환위기의 여파로 상당수 국내 기업이 존폐의 위기에 몰린 시기였다.

그는 전문경영인인 당시 손길승 SK그룹 회장과 ‘투톱 체제’를 형성하면서 ‘위기의 SK호(號)’를 이끌어야 했다.

최 회장이 명실상부하게 SK그룹을 대표하면서 그룹 경영을 책임지기 시작한 것은 2004년 1월. 손 회장이 물러나면서 ‘최태원식 경영’도 본격화됐다.

최 회장이 이끌어 온 SK는 한때 적지 않은 시련도 겪었지만 이를 딛고 한층 성장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2003년에는 과거 압축성장 시대의 부정적 유산(遺産)인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분식(粉飾)회계 사태로 최 회장과 손 회장이 모두 구속되는 일까지 벌어진 데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의 SK 경영권 위협 사태까지 벌어져 ‘SK 사상 최대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런 시련을 이겨내고 질적 양적으로 그룹을 도약시켰다.

SK그룹의 자산은 1998년 34조1000억 원에서 올해 72조 원으로 늘었다. 매출은 37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78조 원으로, 당기 순이익은 9000억 원에서 4조5000억 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재계 서열은 5위에서 3위로 도약했다.

투명 경영에 대한 안팎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해 그룹의 지배구조를 바꾼 데 이어 ‘이사회 중심 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SK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의 글로벌 경영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지고 있다”며 “신(新)재생 에너지와 해외 원유개발, 그룹 계열사들이 해외 사업에 공동 진출하는 ‘U시티’ 사업 등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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