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REPORT]아파트는 지금… ‘친환경 변신 중’

  • 입력 2008년 6월 23일 02시 57분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아파트를 지어라.’

최근 건설업계는 친자연적인 아파트를 짓는 것을 주택분야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건강과 웰빙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좀 더 자연친화적’인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은 이제 건설사들에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친환경 마감재·산책로·태양광 발전시스템까지

○ 친환경 마감재 도입 경쟁 치열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하는 것은 무척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민감한 피부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새집 증후군’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까봐 입주를 포기하고 몇 년간 다른 사람에게 전세를 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처럼 새집 증후군에 대한 수요자들의 우려가 높아지자 건설사들은 이를 자사(自社) 아파트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해물질이 적게 나오는 친환경적인 마감재로 아파트 품질을 확실하게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은 새집 증후군을 방지하기 위해 벽체와 천장, 바닥에 사용하는 마감재를 최고 등급의 친환경 자재로 하고 있다. 도배지와 도배 풀, 접착제는 물론 집안 내부에 들어가는 가구 원자재도 친환경 최고 등급을 쓴다는 설명이다.

GS건설은 현재 시공하고 있는 전국의 모든 ‘자이’ 아파트에 최우수 등급의 마감재를 사용하고 있다. 벽지, 도배 풀, 온돌마루, 온돌마루 접착제, 발코니 페인트, 각종 가구류 등을 한국공기청정협회가 인증하는 최우수 등급 자재를 쓴다는 것.

GS건설은 아파트 단지에 ‘중앙 정수시스템’을 설치해 1차 정수된 물을 각 세대에 공급하고 있다. 또 음식물 쓰레기를 미생물로 발효시켜 악취가 나지 않고 유해물질이 없도록 걸러주는 ‘음식물 쓰레기 분해기’를 각 세대에 설치해 주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건설은 2005년부터 친환경 자재의 선정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해 건축자재의 친환경 성능을 단일 기준의 데이터베이스로 만든 ‘친환경 자재 사내 인증 및 등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건설은 2006년에만 환경마크와 우수재활용마크 등 총 264종의 친환경 자재를 구매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삼성건설은 2002년 울산 ‘약사 래미안’이 친환경 건축물 우수등급 예비인증을 받은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주택과 건축분야에서 친환경 건축물 우수등급 본인증 4건과 예비인증 13건을 획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신축 건물의 실내 공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2002년부터 입주 전 베이크아웃(보일러를 가동해 실내 온도를 높여 유해물질을 강제로 배출시키는 것)과 환기를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숯이 함유된 타일을 사용해 유해물질 배출을 줄이고 실내 습도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숲과 개천이 어우러진 단지 조경

현대건설은 단지 조경을 할 때 단순히 나무를 심는 차원에서 벗어나 ‘기능성을 갖춘 테마공원’을 만드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음이온을 발산하는 ‘벽천(壁泉)’이나 삼림 속에서 많이 나오는 항균성 물질인 ‘피톤치드’를 방출하는 산책로 등을 조성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짓고 있는 ‘서울숲 힐스테이트’는 단지 내 동(棟)과 동 사이의 외부공간과 산책로를 나뭇잎과 나뭇가지 모양으로 본 떠 설계했다. 4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 김포시 ‘고촌 힐스테이트’에는 ‘생태환경 디자인’을 적용해 지상 공간을 100% 녹지로 조성하고 단지 안에 있는 작은 산을 공원으로 꾸몄다.

동부건설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센트레빌’에 수중생물이 살 수 있는 120m짜리 실개천을 만들었다. 또 빗물을 저장해 이를 생태연못에 활용하고 있다.

○ 친환경 기술개발도 한창

대우건설은 2007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민간 아파트에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선보였다. 전남 목포시 ‘옥암 푸르지오’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매일 단지 전력사용량의 5%에 달하는 600kW를 생산해 아파트 복도와 주차장에 사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또 이달 말 경기 화성시 동탄1신도시에서 분양할 예정인 단독주택 ‘푸르지오 하임’에 ‘태양광 집채광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는 지하 주차장 등에 햇빛이 통하도록 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시설로, 대우건설은 앞으로 이 시설을 화장실이나 후면 주방 발코니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4월부터 분양하는 모든 ‘e-편한세상’ 아파트에 기존과 비교해 30%까지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초에너지 절약형’으로 짓고 있다. 대림산업은 최근 4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신소재 단열재와 고성능 보일러, 3중 유리 시스템 등을 개발해 초에너지 절약형 아파트에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현재 공사 중인 대구 수성구 수성3가 ‘롯데캐슬’에 ‘열병합 발전시스템’을 도입한다. 이 시스템은 발전기에서 전기를 만들 때 발생하는 열을 모아 난방과 온수 공급에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원리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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