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해외생산 시대’ 열었다

  • 입력 2008년 6월 19일 02시 56분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비크서 컨테이너선 첫 건조

한진중공업이 국내 조선업계 중 처음으로 선박의 해외생산 시대를 열었다.

한진중공업은 18일 필리핀 현지법인이 운영하는 수비크조선소에서 건조한 43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사진)의 시운전이 끝나 다음 달 초 명명식을 하고 발주처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컨테이너선은 그리스 해운회사인 디오릭스사가 발주한 것으로 국내 조선회사가 직접 건설한 해외 생산기지에서 만든 첫 번째 선박이다. 가격은 6000만 달러(약 618억 원)로 배 이름은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참석하는 명명식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국내 조선회사의 해외 조선소로 대우조선해양이 1997년 루마니아에서 인수한 대우망갈리아 조선소가 있지만 선박 건조보다는 수리가 주된 용도여서 수비크조선소를 국내 조선업계의 1호 해외생산기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비크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이 용지 면적이 26만4000m²(약 8만 평)에 불과한 부산 영도조선소를 증설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해외로 눈을 돌려 만든 생산기지다. 지난해 12월 1단계 건설이 끝나 선박 건조의 모든 공정을 소화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전체 면적이 231만 m²로 현재 1만28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비롯해 총 39척, 34억 달러에 이르는 건조물량을 확보했다.

박규원 한진중공업 사장은 “연말까지 2단계 공사가 끝나면 수비크조선소 가동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며 “부산 영도조선소와 전략적으로 연계 운영해 건조능력을 연간 70여 척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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