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高물가 절약의 달인들 “난 괜찮아”

  • 입력 2008년 6월 2일 02시 57분


■ 고수 3人의 알뜰 노하우

요즘 자고 나면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 때문에 장을 보기도, 가계부를 쓰기도 겁난다는 주부가 많다. 휘발유 L당 가격이 2000원을 넘은 주유소가 늘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승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치솟는 기름값이 두려울 뿐이다.

고유가, 고물가 시대라고 아예 소비를 안 하면서 살 수는 없는 노릇. 자타가 공인한 ‘짠돌이’ 고수 3명에게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현명한 소비법’을 들어봤다.

○ ‘쇼핑의 여왕’의 계산기 이용 장보기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인 두 아들을 둔 주부 안영진(34) 씨는 주위 사람들이 인정하는 ‘쇼핑의 여왕’이다. 안 씨는 61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다음카페 ‘짠돌이 경제스쿨’이 최근 개최한 ‘2008 쇼핑의 여왕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안 씨는 대형마트에 쇼핑을 갈 때마다 신문에 끼어 들어오는 할인점 전단지를 반드시 챙기고 볼펜, 배낭, 장바구니 2개, 계산기도 지참한다. 배낭과 장바구니를 가져가는 이유는 할인점들이 장바구니 한 개에 50원씩, 최대 150원까지 값을 쳐주기 때문이다.

계산기는 가격을 비교할 때 쓴다.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이 가장 쌀 때가 많지만 가격을 정확하게 비교하려면 100g당 또는 L당 얼마인지, 보너스 상품이 끼어 있다면 그것까지 포함한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도 계산해 봐야 해요. 같이 쇼핑하는 자녀들에게 할인점은 ‘수학 학원’이기도 하죠.”

할인점에서 자주 가는 코너의 위치를 고려해 ‘최적 동선(動線)’을 짜는 것도 중요하다. 싸게 파는 행사 상품을 포함해 적어온 품목을 점검하며 필요한 코너만 들러야 불필요한 충동구매를 막을 수 있다는 것.

가계부 쓰는 법도 남다르다. 그날 구입한 물건 이름, 가격뿐 아니라 어디서 샀는지를 적어 품목별로 어느 가게가 제일 싼지 비교해 둔다.

○ ‘생활비 10만 원’ 주부의 에너지 절약법

남편, 여섯 살 딸과 생활하는 강현정(32) 씨의 한 달 생활비는 통신비, 교통비를 제외하고 10만 원 정도. 라디오에서 ‘짠순이가 알려 주마’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 강 씨는 유명한 알뜰 살림꾼이다.

강 씨가 사는 26평짜리 아파트의 도시가스 요금은 한겨울에도 3만5000원 정도다.

“여름에도 도시가스 요금이 제법 나오는 이유는 샤워를 할 때 바로 더운 물을 쓰려고 보일러를 항상 작동시키고 있기 때문이에요. 더운 물을 쓰기 직전에 보일러를 켜고 더운 물을 다 쓰면 보일러를 끄면 절약되죠.”

이뿐만이 아니다. 그의 집 욕실에는 10L짜리 큰 물통 2개가 있다. 하나는 찬물, 다른 하나는 더운물용. 샤워기를 사용하는 대신 물통의 물을 바가지로 퍼 쓰면 훨씬 더 절약할 수 있다.

전기요금도 최대한 줄인다. “에어컨을 틀 때는 방문을 모두 닫고 거실에서 15분 정도 작동시킨 뒤 꺼요. 다음에 방문을 열고 거실에서 방 쪽으로 선풍기를 틀면 방의 열기는 거실로, 거실의 시원한 공기는 방으로 들어가 두 곳 모두 시원해지지요. 선풍기 앞에 얼음이나 물수건을 두면 더욱 시원한 바람을 낼 수 있고요.”

인터넷을 활용해 각종 생활용품을 공짜로 쓰는 것도 생활비를 줄이는 비법 중 하나. 강 씨는 딸이 어릴 때 기저귀, 분유회사의 사용 후기 공모에 응모하고, 여러 육아 사이트에 가입해 상품이나 샘플을 챙겼다.

○ 엔진 회전수 조절해 기름값 절약

재테크 전문가인 이대표(32) 씨는 다음 카페에서 ‘짠돌이 경제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차량 유지비를 아끼는 방법을 요약하면 ‘규정속도 지키기’.

이 씨는 엔진의 분당 회전수가 시내주행 때 2000RPM, 고속주행 때도 2500RPM을 넘지 않도록 운전한다. “이 기준에 맞추려면 급제동, 급발진, 과속을 할 수 없어요. 초보운전자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운전하는 습관을 기르면 기름값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휘발유 주입일자, 주행거리를 기록하는 차계부(車計簿)를 쓰는 것은 기본. 출퇴근길에 있는 가장 싼 곳을 단골 주유소로 정해 할인이 되는 신용카드로 구입한다. 더 싸다고 일부러 먼 주유소를 찾아가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교통범칙금은 반드시 아껴야 하는 항목. 이 씨는 “안전띠 착용, 신호위반 금지, 안전선 및 차선 지키기, 주차장에 주차하기 같은 당연한 규칙만 지켜도 불필요하게 범칙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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