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5월 7일 02시 5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메릴린치는 올해 최대 화두(話頭)가 ‘인플레이션’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물가상승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아시아, 남미, 동유럽권 국가의 물가상승률은 4∼7%였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5∼2%포인트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 경제학자는 글로벌 경제가 불황 속에서 물가는 상승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비관론을 펴고 있다.
한국도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보다 0.7% 오르는 데 그쳐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4.1%나 올랐다.
지표를 들여다보면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이 우울해 보이지만 시각을 달리 하면 상당히 다른 그림이 나온다.
지난 8년 동안 한국의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약 3%. 같은 기간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4∼5배 폭등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가 물가상승 압력을 비교적 잘 흡수해 왔다고 볼 수 있다. 1970, 80년대의 두 자릿수 물가상승률과 비교해도 꽤 양호하다.
문제는 경제 성장이다. 올해 한국 경제가 최소 4.5%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면 글로벌 경기하강 국면에서 양호한 성적을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주식투자는 재테크 수단으로 경쟁력이 있는 것일까.
투자는 상대적 게임이다. 고정금리와 비교해 보자. 최근 3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9%로, 이자 소득세를 빼고 물가상승률을 단순 차감하면 실질 금리는 0.2% 안팎이 된다. 겨우 인플레이션을 만회하는 수준이다. 원금은 지키지만 별 매력은 없다. 부동산도 전 세계 시장이 내리막길인데 한국만 언제까지나 예외일 수 없다.
물론 주식시장이 아직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투명한 것처럼 보일 때는 언제나 주가가 꼭짓점이었을 때가 아니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상진 신영투자신탁운용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