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2억 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사이트인 미국 ‘마이스페이스’가 한국에 상륙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싸이월드가 주도해온 국내 SNS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마이스페이스는 15일 한국 지사인 마이스페이스 코리아를 통해 한국 전용 사이트(kr.myspace.com)를 선보이고 ‘음악’과 ‘TV’ 채널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한다고 밝혔다.
음악, 사진, 동영상, 영화, 연예, 정치 등 다양한 채널을 중심으로 관심사에 따라 인맥을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마이스페이스는 비실명 가입제로, 현재 26개국에서 15가지 언어로 운영되고 있다.
2004년 1월 당시 인디밴드 멤버였던 톰 앤더슨 씨가 크리스 드월프 씨와 공동 창업했으며, 음악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SNS서비스를 선보여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를 2005년 10월 미국의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회장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이 5억8000만 달러(약 5720억 원)에 인수해 현재 뉴스코퍼레이션 계열의 폭스 인터랙티브 미디어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마이스페이스의 한국 진출을 기념해 방한한 폭스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트래비스 카츠(총괄책임자·사진) 수석부사장은 “마이스페이스는 싸이월드와 아주 다른 서비스”라며 “(최근 정체된) 한국 SNS시장에 새로운 모델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스페이스는 문화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완전히 열려 있는 서비스입니다. 자신의 프로필과 관심사를 공개하면 같은 흥미를 가진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죠. 또 오픈API(응용프로그램환경) 방식으로 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에 지금의 마이스페이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은 언제라도 이를 직접 바꾸고 원하는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카츠 부사장은 “게임, 온라인, 모바일 등에서 한국 개발자들의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 개발자들이 보여 줄 응용기술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원하는 한국만의 마이스페이스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마이스페이스 코리아의 개발팀에도 기존 마이스페이스의 전부를 바꿀 수 있는 권한을 줬다”고 덧붙였다.
카츠 부사장은 최근 일본, 영국의 인디밴드가 마이스페이스를 발판으로 미국 등에서 성공한 사례를 예로 들며 “한국 회원들도 자신들의 음악이나 영상을 세계적으로 성공시킬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튜브가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마이스페이스는 인맥과 커뮤니티를 타고 콘텐츠가 퍼져나가기 때문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폭스의 비즈니스 개발을 담당하며 마이스페이스를 비롯한 여러 기업의 인수합병(M&A)에 참여한 바 있는 그는 “마이스페이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콘텐츠나 기술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 시장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