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2008 화두는 “공격 경영”

  • 입력 2008년 1월 3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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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기업이 2일 일제히 시무식을 갖고 올해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시무식에서 주요 그룹 총수들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국내 기업 환경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듯 공격적 투자와 인수합병(M&A), 변화와 혁신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새해 경영의 화두(話頭)로 제시했다.

총수들은 고유가와 달러화 약세,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공격 경영’을 선언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새해 경영환경은 위기와 기회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고객최우선경영과 글로벌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미래에 대비하는 능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글로벌경영을 키워드로 제시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면서 “새해에 어떻게 변하고 무엇을 준비하는가에 따라 SK의 미래가 전혀 달라질 것”이라며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부족한 힘은 하나로 같이 모으고 부족한 시간은 더 빨리 변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3년 연속 고객가치경영을 화두로 제시했다. 구 회장은 “고객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때 고객은 LG의 팬이 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각자 역량을 강화해 나가면서 중장기 성장 기반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며 글로벌 경영 확대 방침을 밝혔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은 “올해를 제2 성공신화 창조의 원년으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자”고 역설했다.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KT 남중수 사장은 임직원에게 e메일로 보낸 신년사에서 “지금까지의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올해를 ‘도전하고 성장하는 해’로 만들자”고 촉구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투자’에서 도약의 실마리를 찾았다. 허 회장은 “경제 흐름이 바뀌는 시기에는 고객의 요구도 크게 달라지기 마련이므로 변화의 추세를 적기에 포착해 미리 준비해야 하며, 필요한 투자를 두려워하거나 실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500년 영속 기반 구축’을 강조하며 “모든 그룹사가 기존 사업 분야에서 업계 최고 1등의 가치를 창출해 ‘그룹 주가 10만 원대’를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저가(低價) 항공사인 ‘에어코리아’ 출범 성공을 당부하는 한편 “신규 투자 및 M&A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하자”고 밝혀 대한통운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비극태래(否極泰來·좋지 않은 일들이 지나고 나면 좋은 일이 온다)’를 화두로 던지며 과감한 투자 및 채용확대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이재현 CJ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다른 주요 그룹 총수들도 지속적인 성장과 글로벌기업 도약을 화두로 공격적인 경영방침을 밝혔다.

한편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은 10일 시작되는 특별검사 수사를 의식한 듯 해마다 임원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던 그룹 신년하례식을 생략하고 계열사별로 시무식을 가졌다. 이건희 그룹 회장도 별도의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산업부 종합

정리=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삼성, 올해 24조∼25조 규모 투자할 듯

일부 그룹 총수들은 2일 시무식에서 지난해 12월 2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의 간담회 때 약속한 대로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매출액 25조 원, 영업이익 1조9000억 원으로 정했다”며 “그룹 신규 투자를 2조9200억 원, 신규 채용 인원은 26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 활성화 의지에 발맞춰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올해 투자금액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린 2조 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올해 투자규모를 11조 원(지난해 7조 원)으로 크게 늘리겠다고 밝힌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규 채용 인원도 당초 950명에서 1000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다른 그룹들도 내부적으로 투자 및 채용계획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아직 올해 경영계획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지난해(22조5000억 원)보다 늘어난 24조∼25조 원을 투자하고 채용 인원도 지난해 6750명에서 올해 70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LG그룹은 지난해 8조 원인 투자 규모를 올해 10조 원대로, 채용 인원은 지난해 3000명에서 올해는 그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SK그룹은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1조 원 늘린 8조 원으로 잡았고, 채용 인원도 지난해 1300명에서 올해 1400명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주요 그룹 투자 및 채용 계획
그룹투자채용
2007년2008년(예정)2007년2008년(예정)
삼성22조5000억 원24조∼25조 원6750명7000명 이상
현대·기아자동차7조 원11조 원 950명1000명
LG8조 원 10조 원대3000명3000명 이상
SK7조 원8조 원1300명1400여 명
금호아시아나2조2760억 원 2조9200억 원2200명2600명
한화1조 원2조 원2300명3000명
자료: 각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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