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 경영, 공공부문도 예외일 수 없죠”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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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과 CS경영 협약 ‘서비스 전도사’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

지난달 1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는 기업과 공공기관이 ‘사제(師弟)의 연’을 맺는 이색 행사가 열렸다.

교보생명보험,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삼성석유화학, 신세계백화점 등 고객만족(CS)경영 우수기업들이 대한지적공사, 한국마사회, 경북 고령군, 전북 진안군 등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멘터가 돼 CS경영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하고 ‘CS Win-Win 서비스’ 단체 협약식을 한 것이다.

이날 행사는 ‘서비스 전도사’로 통하는 허태학(사진) 삼성석유화학 사장이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 CS리더스클럽 위원장 자격으로 주도했다.

최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집무실에서 만난 허 사장은 “국가 경쟁력 강화는 민간기업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며 “고객지향적인 국가와 사회문화를 만들어야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CS 경영의 요체가 뭔가.

“기업경영의 요체는 경쟁력 창출이고, 그 주역은 고객이라는 것이다. 고객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에 따라 그 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느냐가 판가름난다. 1990년대 초반 CS경영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도입될 때만 해도 과연 그럴까 했는데, 갈수록 세계시장이 개방되고 통합되면서 선진국의 고객지향적인 경영을 따라잡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는 국가 단위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인이 공공부문의 서비스에까지 관심을 기울이는 게 이색적이다.

“38년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관광, 서비스 분야에서 일해 고객만족 경영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이 깊다. 자원이라곤 사람밖에 없는 한국에서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와 국민, 시민사회가 모두 고객만족 경영을 할 수 있다면 세계와 경쟁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실제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경제적으로는 공동개최국인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겠지만 친절, 청결, 질서 등 시민 의식 수준만큼은 일본보다 나아야 한다는 생각에 문화시민협의회를 만들어 국민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공공부문의 고객만족 경영, 또는 서비스는 어떤 수준이라고 보나.

“과거에는 시민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시민과 납세자 위에 군림했다. 납세자가 없으면 국가경영도 불가능한데 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공무원 퇴출제 등 공공부문에도 경쟁 논리가 도입되는 등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직선제로 수장을 뽑는 지방자치단체의 서비스는 급격히 시민 지향적으로 바뀌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의지는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공공기관이 적지 않아 고객만족 경영을 먼저 체득한 기업들이 이를 도와주자는 취지로 나선 것이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현재 멘터를 자청한 기업은 모두 7곳이고 노하우를 전수받겠다고 나선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모두 14곳에 이른다. 나도 최근 부산시와 울산 남구청, 북구청을 방문해 CS경영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이번에 시범실시를 해본 뒤 내년에는 이를 더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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