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회사 체제전환 가속도 ‘OK, SK’

  • 입력 2007년 9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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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회사인 SK㈜가 10월에 SK에너지 주식을 공개매입한다는 결정을 내린 데 이어 계열사 간 지분 정리에도 적극 나섰다.

일단 SK㈜는 2009년 6월까지 ‘손자회사’인 SK증권을 매각하거나 지분관계가 없는 계열사에 넘기는 등 계열사 지분 정리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제조업 중심의 지주회사에 금융계열사의 보유와 순환출자를 금지한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의식한 조치다.》

○ 공개매입 등으로 지주회사 체제 완성

31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SK㈜가 지난달 29일 종가로 신주(新株)를 발행해 SK에너지 주식을 사는 공개매입을 10월에 하면, SK㈜의 SK에너지 보유지분은 현재 17.3%에서 최대 32.7%로 높아져 지주회사 법적 요건(20%)을 충족하게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 지분은 0.96%에서 2.4%, 최 회장이 최대주주인 SKC&C의 SK㈜ 지분은 11.2%에서 29.6%로 각각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권의 안정적 유지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그룹의 고민은 SK㈜의 자회사인 SK텔레콤과 SK네크웍스가 보유한 SKC&C 지분(45%)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있다.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이 지분을 △SK㈜의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제외한 계열사 △최 회장 △제3의 신설회사 등에 팔아야 하지만 어느 선택도 쉽지 않다.

SK㈜ 관계자는 “일부 시민단체가 지분 매각의 투명성을 확보하라고 요구한다”며 “SKC&C가 비상장사이지만 주당 가격산정 등을 투명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SK그룹의 계열분리도 가속화

손자회사인 SK증권의 향방도 관심이다. 최근 증권사의 ‘몸값’이 크게 오르고 있지만 SK증권이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SK㈜ 측은 “SK증권의 처리 방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매각 외에도 SK㈜와 지분 관계가 없는 SK케미칼 SK건설 SKC&C 등에 넘기면 법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이행 과정에서 최 회장과 사촌간인 최신원 SKC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분가(分家)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올해 7월 SK케미칼 지분 5.85%를 모두 처분했고, 최창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SK케미칼은 지난해 9월 SK㈜ 지분 0.83%(약 106만 주)를 팔아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그 대신 SK케미칼은 같은 달 SK㈜의 자회사인 SK해운 등으로부터 SK건설 지분을 넘겨받아 전체 지분을 39.4%에서 58.03%로 끌어올렸다.

최신원 SKC회장도 SKC 지분을 작년 말 1.01%에서 최근 2.67%로 꾸준히 높이고 있다. 하지만 지분이 워낙 적어 계열분리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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