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기업 주가 저평가) 해소될까

  • 입력 2007년 7월 26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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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지난주 재경부 방문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25일 5년 4개월 만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무디스의 크리스토퍼 마호니 신용평가정책 총괄책임자(왼쪽 두 번째) 등 고위 관계자들은 이에 앞서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한국경제 현황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연합뉴스
무디스 지난주 재경부 방문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25일 5년 4개월 만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무디스의 크리스토퍼 마호니 신용평가정책 총괄책임자(왼쪽 두 번째) 등 고위 관계자들은 이에 앞서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한국경제 현황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회사 중 가장 영향력이 있다는 평을 듣는 미국의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5년 4개월 만에 한 등급 올렸다.

이에 따라 기업실적에 비해 한국기업의 주가를 저평가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국내주가의 추가상승에 도움을 주고, 국내기업의 해외 차입 조달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무디스가 뒤늦게 한국의 신용등급을 현실화한 것이어서 디스카운트 해소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신용평가社 중 가장 늦게 올려

무디스는 3일 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지 22일 만에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렸다.

무디스의 토머스 번 국가신용등급 담당 부사장은 25일자 보도자료에서 이번 한국 국가신용등급 조정 배경에 대해 “한국의 견고한 거시경제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무역과 금융, 자본시장의 자유화가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소비자 후생을 증진하는 한편 성장잠재력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나 피치 등 다른 국제 신용평가기관에 비해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큰 비중을 두는 무디스는 “6자회담 2·13합의는 한국의 신용등급 요인인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를 경감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2002년 3월 ‘Baa2’에서 ‘A3’로 두 계단 올린 이후 5년 4개월 동안 남북 대치 상황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들어 등급을 조정하지 않았다.

그동안 S&P는 2002년 7월과 2005년 7월 두 차례, 피치도 2002년 6월, 2005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렸다.

이 때문에 민간 전문가들은 물론 한국 정부도 “무디스가 한국에 대해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는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 긍정적이지만 흥분할 필요 없어

재정경제부는 이날 무디스 발표에 대해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보수적으로 평가했던 무디스의 등급 조정으로 다른 신용평가기관들의 상향조정 계기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재경부는 “신용평가사 중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왔던 무디스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을 이유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북핵 문제 등으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간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날 무디스의 발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한국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도가 높아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외화차입 금리가 낮아지고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날 무디스의 조정으로 한국의 신용등급이 중국과 헝가리, 이스라엘 등과 같은 수준이고 말레시이아보다 한 계단 높은 수준이라며 지나치게 흥분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국내외적으로 큰 반응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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