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2차 재평가?…코스피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

  • 입력 2007년 2월 23일 19시 57분


코멘트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3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7포인트(0.31%) 오른 1,469.88로 거래를 마쳤다.

이와 관련해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는 '재평가' 논란이 한창이다. 기업가치와 주가를 전보다 한 단계 높게 대접해줘야 하느냐는 것이다.

한국 증시는 2005년 한 차례 재평가 과정을 거쳤다. 그 전까지 국내 기업들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에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익에 비해 주가가 싼 한국 기업을 다시 봐야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외국인들은 앞다퉈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2005년 코스피지수는 1년간 54% 가까이 오르며 연말 1,379.37로 치솟았다.

재평가 옹호론자들은 "이제 2차 재평가가 시작됐다"며 "올해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한국의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이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이익규모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한국 거래소시장의 PER은 10.5배로 인도(17.8배)나 중국(15.7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한국의 PER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69% 수준에 그친다"며 "올해 11.5배 수준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 코스피지수는 최소한 1650~1700 선으로 오른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지금은 2차 재평가로 가는 초입 단계"라며 "한국은 신흥시장을 벗어나 선진국 증시로 편입되기 위한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차 재평가는 이르다는 의견도 많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한국 증시의 구조는 바뀐 게 별로 없다"며 "지금의 호황은 세계 증시 상승세에 힘입은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모건스탠리 박찬익 상무도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과 이에 따른 이익성장률 둔화로 재평가는 힘들 것"이라며 코스피 목표지수를 1,490선으로 내다봤다.

"재평가(rerating): 기업가치를 한 단계 높여 평가하는 것. 똑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재평가되면 주가는 더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