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수입차 쓰나미 막자” 품질 - 디자인 개선 박차

  • 입력 2006년 12월 28일 03시 05분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과 내수 침체로 어느 해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입자동차의 국내 시장 공략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어려워진 경영 환경이 역으로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국내 업체들이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능, 품질, 디자인을 한 계단 업그레이드하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기 때문.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겨냥한 고성능 국산 중대형 차량이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고 디자인도 동급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 국산 자동차 고성능화

국내 자동차 시장도 고성능 고배기량을 추구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배기량 2000cc 이상의 중대형 차량이 표준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배기량 1800cc급의 ‘무늬만 중형차’는 사라지고 3000cc급 대형차도 소비자들에게 거리감 없이 다가서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중형 차종인 쏘나타는 배기량이 2000cc부터 시작해 최근 3300cc급 모델까지 나왔다. 신형 그랜저(사진)는 2000cc급이 사라지고 최고 배기량은 3800cc까지 마련돼 있다. 주목할 점은 성능과 차 가격도 많이 올랐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크게 늘고 있다는 것.

구형 그랜저의 월평균 판매량이 3000대 수준이었지만 신형 그랜저는 7000대를 웃돌고 있다. 신차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준대형차 급으로는 상당히 뛰어난 실적이다. NF 쏘나타 역시 월평균 9500여 대가 팔리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품질과 안전성도 개선

덩치만 커진 게 아니라 전반적인 품질도 업그레이드됐다.

GM대우가 올해 1월 선보인 중형세단 토스카는 국내 중형차로는 유일하게 직렬 6기통 엔진을 달아 같은 중형차 내에서도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일반적으로 2000cc급 중형차량에 사용되는 엔진은 4기통이다. 토스카는 직렬 6기통 엔진의 사용으로 국내 2000cc급 중형차 중 가장 정숙한 엔진음과 부드러운 가속성을 자랑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르노삼성자동차의 SM7(사진) 역시 ‘Neo VQ35’ 엔진을 달아 동급 차량보다 가속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에 한정됐던 해외 자동차 평가기관의 호평이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으로 확대되면서 국산차의 안전성도 인정받고 있다. 기아차의 스포티지와 쏘렌토는 이달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실시한 충돌테스트에서 최고등급인 별 다섯개를 받았다. 또 쌍용차의 카이런은 올해 4월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인 ‘오프로드’에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비교 결과 1위에 뽑히기도 했다.

○ 디자인의 중요성 부각

올해는 자동차의 성능 품질 못지않게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된 한 해이기도 하다. 특히 기아차가 6월 선보인 뉴오피러스(사진)는 전장을 5cm 늘리고 램프 디자인을 바꾸는 등 외형만 살짝 바꾸고도 놀라운 판매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뉴오피러스는 지난달까지 6개월 동안 대형차 판매 1위를 지속하며 1만3233대가 팔려 에쿠스, 체어맨 등 경쟁 대형차종을 제쳤다. 이전 오피러스 모델이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인 셈.

기아차 프라이드와 스포티지, GM대우 윈스톰, 현대차 싼타페 등도 디자인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지면서 올해 자동차 판매는 디자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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