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계열 회생 길 열렸다… ‘기업개선작업’ 착수

  • 입력 2006년 12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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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위 휴대전화업체인 팬택과 팬택&큐리텔 등 팬택 계열에 대해 채권은행들이 공동 관리하는 ‘기업개선작업’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자금난을 겪고 있는 팬택 계열은 앞으로 최장 3개월간 은행권 채무 상환을 유예 받게 됐다.

산업은행 등 팬택 채권을 보유한 10개 채권은행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은 본점에서 ‘제1차 채권은행자율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채권은행들은 내주 초 팬택 계열에 자금 관리인을 파견하고,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한 곳을 선정해 정밀 실사(實査)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어 실사 결과를 토대로 팬택 측과 부채 만기 연장 및 이자율 조정, 출자 전환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경영개선약정(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MOU가 체결되면 팬택 계열은 채권단 관리 아래 구조조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

팬택 계열이 금융권에 갚아야 할 채무는 △은행 등 제1금융권 여신 5646억 원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여신 164억 원 △기업어음(CP) 1606억 원 △회사채 6555억 원 등 모두 1조3971억 원이다.

이 가운데 기업개선작업 개시로 은행권 여신 5646억 원에 대해 3개월간 채무 상환이 유예된다.

그러나 기업개선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제2금융권 여신은 물론 CP, 회사채 보유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팬택 계열이 발행한 CP와 회사채는 보험사,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이 대부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언제든 상환을 요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채권단과 팬택계열은 제2금융권을 개별적으로 설득해 확약서를 받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팬택 계열은 이번 결정이 내려진 직후 보도 자료를 내고 “은행권의 기업개선작업 개시 결정은 팬택이라는 경쟁력 있는 기업을 회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채권은행들의 향후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엽 팬택 계열 부회장도 “채권은행들의 결정에 감사하며 위기를 조속히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팬택 계열 채무 현황 자료: 산업은행
구분채무금액(원)
은행 등 제1금융권 여신 5646억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여신 164억
기업어음(CP) 발행액 1606억
회사채 발행액 6555억
전체 1조3971억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기업개선 작업::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회생 가치가 큰 기업을 대상으로 채권금융회사들이 채무 상환을 유예해 주는 조치. 지난해 시한이 만료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의 워크아웃과 비슷하지만 채권단의 75% 동의를 얻으면 되는 워크아웃과 달리 100% 동의를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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