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車車… 四面勞歌

  • 입력 2006년 7월 4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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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가 우울한 7월을 맞았다.

3일 발표한 판매 실적이 기대보다 저조한 데다 현대·기아자동차와 GM대우 노조 등 최근 산별노조로 힘을 얻은 노동계가 본격적인 ‘하투’(夏鬪·여름철 임금 단체협상 투쟁을 의미)를 시작할 조짐이기 때문이다.

○ ‘실적 제자리걸음…목표 밑돌아’

올해 6월 국내 자동차업체 판매 실적은 5월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현대차는 지난달 모두 22만2926대를 팔아 전월에 비해 2.5%,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판매가 줄었다.

GM대우차(12만6616대)는 작년 동기에 비해 판매가 늘었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줄었다. 쌍용자동차(1만324대)도 5월보다 판매량이 감소했다.

다만 기아차는 6월 12만3470대를 팔아 전달보다 5.8% 늘었고, 르노삼성자동차(1만4456대)도 올해부터 시작한 SM3의 수출 호조로 판매가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는 고유가 및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각 업체가 선전(善戰)한 측면이 있지만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가 올 상반기에 판매한 완성차 69만9694대(반 조립제품 제외)는 올 1월에 발표한 연간 완성차 판매 목표(205만9000대)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34%이고, 기아차의 상반기 판매 실적도 연간 목표의 46% 수준이었다.

○ 본격 ‘하투’ 예고, 리더십 부재도 걱정

자동차 업계는 7월 말∼8월 초 휴가를 앞두고 노조의 강경투쟁이 관례처럼 돼 있어 회사 측 고민은 커지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산별노조 전환은 10월 이후로 예정됐지만 최근 산별노조 전환 결정으로 힘을 얻은 주요 자동차 업체 노조가 이번 임금협상에서 예년보다 공격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현재도 부분파업을 벌이며 회사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3일 주식시장에서 기아차를 제외한 현대차, 현대모비스, 쌍용차 등 자동차 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여 강성 노조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우리투자증권 안수웅 애널리스트는 “산별노조 전환에 따라 향후 2∼3년간 노사 협상이 혼란을 겪을 것”이라며 “교섭비용이 늘어나고 파업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영진의 리더십이 약화된 것도 위기 요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비자금 문제로 노조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GM대우는 닉 라일리 사장이 GM아시아태평양본부 책임자로 옮기면서 사장 공백 상태다. 업계에서는 ‘친(親)노조’ 성향의 라일리 사장이 바뀌면 GM대우 노조가 이전의 강성 이미지를 되찾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국제 환경 변화에 하반기도 암울

하반기(7∼12월) 전망도 밝지는 않다. 고유가가 계속되는 데다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도 늘어나게 됐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30일 개최한 하반기 실물경제 토론회에서 자동차 산업의 내수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 증가에 그쳐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출은 16.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수출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최근 변수를 맞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GM과 르노-닛산 그룹이 제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아직은 논의 수준이지만 만약 제휴가 성사된다면 연간 1500만 대 생산으로 전 세계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거대 사업체가 등장하게 된다.

교보증권 임채구 연구위원은 “GM과 르노-닛산의 제휴가 현실화된다면 현대·기아차는 주요 해외 시장에서 도요타 이외의 경쟁 상대를 만나게 되는 셈”이라며 “이들이 가진 유럽 및 미국 시장 영향력으로 볼 때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화 전략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6월 국내 자동차업체 판매 실적
업체 2006년 6월 전월대비 증감율 전년 동월대비 증감율
현대자동차 22만 2926대 -2.5% -1.6%
기아자동차 12만 3470대 5.8% 3.6%
GM대우자동차 12만 6616대 -3.3% 33.7%
르노삼성자동차 1만 4456대 16.3% 39.5%
쌍용자동차 1만 324대 -5.4% -24.1%
합계 49만 7792대 -0.4% 7.2%
자료:각 업체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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