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님, 도와줘요” 아이디어 ‘애니∼콜’

  • 입력 2006년 5월 31일 03시 04분


코멘트
26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삼성 서울연수소에 삼성전자 소비자 모임인 ‘애니콜 드리머즈’ 회원들이 모여 휴대전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전영한 기자
26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삼성 서울연수소에 삼성전자 소비자 모임인 ‘애니콜 드리머즈’ 회원들이 모여 휴대전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전영한 기자
26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서소문동 삼성 서울연수소 회의실은 ‘젊은’ 벤처회사의 연구 모임을 연상하게 할 만큼 분위기가 뜨거웠다.

삼성전자가 자사(自社) 휴대전화인 애니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운영을 시작한 ‘애니콜 드리머즈’ 회원 20명이 한데 모인 자리였다.

대부분 20대 대학생으로 이뤄진 이들은 5명씩 네 팀을 이뤄 자신들이 며칠씩 밤새우며 준비한 ‘휴대전화 신제품 기획안’을 펼쳐 내기 시작했다.

파워포인트 자료와 대학가 영상 인터뷰 등이 동원된 ‘생생한 고객의 소리’에 동석한 삼성전자 직원 10여 명의 눈과 귀가 온통 집중됐다.

○소비자가 만드는 정보기술(IT) 세상

“삼성전자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은 너무 투박합니다. 20대 여성 소비자들은 예쁘고 화사한 디자인을 원하고 있습니다. 태평양 ‘라네즈 팩트’ 화장품처럼 폴더를 열면 거울이 나오는 휴대전화는 어떨까요.”

“대학생을 위한 ‘스쿨 폰’이 있었으면 합니다. 도서관에서 옆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버튼 누르는 소리를 줄이거나, 공학용 계산기와 옥편 기능을 추가하면 좋겠습니다.”

삼성전자는 3월 말 애니콜 드리머즈 1기를 모집했다. 중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몰려 7 대 1의 경쟁률이었다. 이 회사는 지원서에 드러난 IT에 대한 열의를 평가해 20명을 추려 냈다.

6월까지 3개월간 활동하게 될 이들 1기 회원은 이 회사가 올해 출시한 최신형 DMB휴대전화 4종 가운에 한 대씩을 선물 받았다. 이들은 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매월 이 회사가 부여하는 과제를 연구한다.

LG전자와 팬택계열 등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소비자 모임을 운영하는 등 이동통신 업계에 고객 참여 마케팅이 활기를 띠는 추세다.

○고객의 소리에 해답이 있다

애니콜 드리머즈 회원들은 평소 IT 분야의 마니아층이거나, 신제품에 호기심이 많은 ‘얼리 어답터(조기 수용자)’이다. 홍익대 영문학과에 다니는 인기그룹 ‘MC 더 맥스’의 제이 윤(본명 윤재웅·24) 씨도 회원으로 이날 모임에 참석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박종민(25) 씨는 “기술 발전으로 수많은 기능이 휴대전화에 내장되고 있지만 그중에는 불필요한 기능도 많다”며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하게 전달해 합리적 가격의 편리한 이동통신 서비스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모임에는 삼성전자의 디자인팀, 상품기획팀, 마케팅팀 등 관련 부서 직원들이 함께 참석해 경청한다. 지난달에는 회원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개인용 컴퓨터(PC)와 휴대전화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수정하기도 했다.

김남정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무선사업부장은 “회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가운데 신개념 참살이(웰빙) 음악 등 일부를 앞으로 출시할 신제품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