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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1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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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서울 성북구 장위동 대명 루첸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본 뒤 고민에 빠졌다.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각종 옵션 품목을 제공하는 것은 맘에 들었지만, 24∼45평형 611채 모두 발코니를 개조한 채 분양해 화단을 제대로 가꿀 수 없기 때문.
지난해 12월 발코니 개조가 합법화된 이후 이처럼 발코니 개조를 전제로 분양되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건설회사는 분양 공고 시 분양가와 별도로 발코니 개조 비용을 공개해 입주 예정자들이 개조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이를 어기고 있는 것.
○ 필수로 둔갑한 발코니 개조
장위동 대명 루첸아파트 외에도 최근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둔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운데 비슷한 곳이 적지 않다.
남광토건이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짓는 ‘하우스토리’ 아파트도 53, 80평형 82채 모두 사실상 발코니 개조가 필수다.
개조하지 않겠다고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이미 분양가에 포함된 발코니 개조 비용을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입주 예정자 대부분이 발코니 개조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회사 측은 한강을 제대로 보기 위해 대부분의 입주 예정자들이 발코니 개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달 말 경기 화성시 향남지구에서 분양 예정인 3, 4개 건설업체도 발코니를 튼 아파트만 선보일 계획이다.
건설회사가 발코니 개조를 종용하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게 성남시 판교신도시 아파트.
판교 아파트는 대부분 발코니 개조를 선택하면 각종 옵션 제품을 시중가보다 싸게 설치해 준다. 이에 따라 당첨자의 80∼90%가 발코니 개조를 신청하고 있다. 하지만 발코니 개조 비용과 옵션 비용을 합해 가구당 2000만∼3000만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 결국 분양가에 전가될 수밖에
남광토건의 하우스토리 아파트처럼 발코니 개조 비용 중 일부는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발코니 개조를 전제로 15일부터 분양에 들어간 장위동 대명 루첸아파트의 평균 평당 분양가는 24평형 1241만 원, 33평형 1309만 원, 38평형 1463만 원, 45평형 1564만 원. 강북권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아파트의 33평형 평균 분양가(4억3197만 원)는 판교 아파트 중 가장 분양가가 비싼 축에 드는 건영 33평형의 풀 옵션가(4억1999만 원=분양가+발코니 개조+옵션 비용)보다도 1198만 원가량 비싸다.
이에 대해 대명종합건설은 “지리적 입지가 좋은 데다 대리석 등 고급 마감재를 사용해 강남에 버금하는 수준의 아파트를 만들려다 보니 분양가가 비싸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사전 발코니 개조를 원하는 입주 예정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회사들은 “입주 후 발코니를 개조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사전 개조를 권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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