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株, 얼음장 깨고 힘찬 기지개

  • 입력 2006년 3월 1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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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기대를 모았던 정보기술(IT)주의 지수 흐름이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상승 탄력을 받은 건설업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IT주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은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에서 얻는 이익이 줄었기 때문. 반면 국내시장과 해외시장 상황이 모두 좋은 건설주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봄이 되면서 분양과 공사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주택 공급 부족이 뚜렷해지면서 가격도 상승세다. 대형 건설사의 인수합병(M&A)도 주가 상승요인으로 꼽힌다. 중동지역 수주가 늘어난다는 소식도 건설주 낙관론에 무게를 더한다.》

○ 겨울잠서 깨어난 국내시장

지난해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자 건설업계는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 치명타까지 맞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8·31대책으로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이 커졌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건설업종지수는 꾸준히 올랐다. 최근 6개월 동안 거래소시장의 건설업종지수 상승률은 33.7%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14%포인트 이상 높았다.

굿모닝신한증권 조봉현 연구원은 “건설사와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정책 변화라는 불안요인을 피해 신규 분양을 대부분 올 하반기(7∼12월)로 늦추면서 주택 공급이 크게 줄었다”며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을 팔기보다는 그대로 갖고 있으려는 사람이 많아졌고 집을 사려던 계획을 미뤘던 사람도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

1월 수도권 아파트의 미분양 가구수는 지난해 12월보다 2929가구(23.9%) 줄었다. 수요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조 연구원은 “국내 건설업은 이미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며 “1분기(1∼3월) 실적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 “해외 수주 2010년까지 늘어난다”

해외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교보증권 강종림 수석연구원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위한 대형 파이프 또는 석유화학 공장의 수주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해외 건설사업은 1997년 이후 최대 호황을 맞았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달러가 넘치는 산유국들이 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

단순히 석유를 파내 수출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큰 석유화학산업의 기반을 닦으려는 나라가 많은 것도 해외 건설 수주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우증권 이창근 연구원은 “산유국에서 수주하는 물량은 최소한 2010년까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굵직굵직한 대형 건설사들의 M&A가 건설업종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도 많다.

이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상반기 안에 매각작업이 마무리될 것이고 현대건설과 쌍용건설 매각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따라서 상반기는 건설주를 매수할 최적기”라고 말했다.

특히 기술력이 우수하고 수주 잔액이 많은 대우건설과 시장점유율이 높은 현대건설 주가가 M&A를 계기로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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